이다훈 대원·김연경 부기장 "여성이라 못할 것은 없어요"
"편견 깨려고 노력"…여성 공항소방대원·부기장 맹활약
"현장에 출동하면 소방복과 공기호흡기 등 견뎌야 할 무게가 30㎏가량 됩니다.

제 몸무게 절반이 넘는 무게인데, 이걸 버텨내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
'금녀'의 영역으로 느껴지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여성 전문가들이 있다.

공항 곳곳에서 고정관념과 싸워가며 자신의 분야를 개척한 이들은 "여성이라 못할 것은 없다"고 말한다.

대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지하철 참사를 겪었던 이다훈(27)씨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꿈을 품었다.

대학에서 소방학을 전공하고 모 공사의 안전 분야에 취업했지만, 행정직 업무가 꿈과 맞지 않아 이직을 결심했다.

수개월 노력 끝에 2019년 화재·구조 현장에서 발로 뛰는 한국공항공사 소방대원이 됐다.

이씨는 현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을 먼저 꼽았다.

"소방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체력시험을 통과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력적 부담은 남성보다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업무상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일인 만큼 참고 남들보다 배로 체력 훈련을 하며 노력했어요.

"
여성이어서 힘든 점이 있지만, 여성이어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고 한다.

"남성 대원보다 여성 환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어려운 부분도 빠르게 알 수 있죠. 현장에 나가면서 소방업무에 여성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과 자신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
"편견 깨려고 노력"…여성 공항소방대원·부기장 맹활약
제주항공 운항본부에서 부기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연경(28)씨는 수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방학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한 그는 문득 기내에서 여성 목소리로 된 기장 안내방송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고정관념을 바꾸고, 좋아하던 비행을 마음껏 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떠났다.

비행교육원에서 경비행기로 300시간가량 비행을 마친 후 마침내 꿈에 그리던 항공종사자 자격증을 따냈다.

'여자는 남자보다 운전을 못 한다'는 선입견을 품은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이씨는 마음을 다잡는다.

"여성 조종사들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기대가 작을 때 감동하면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니까요.

"
승객 200여명을 태운 79t짜리 항공기를 이끌고 하늘을 나는 일은 매번 설레고 벅찬 감동을 준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조종사라는 매력적인 직업에 더 많은 여성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성 조종사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요.

여성이 남성보다 조종사라는 일을 하는 데 특별히 어려운 점도 없고요.

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시면 언젠가는 멋진 모습으로 공항에서 마주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