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보고서 왜곡·유출 수사…'검사 1호' 사건
공수처·검찰, 이번엔 '수사개시 통보' 놓고 신경전
공수처, '1호 검사 사건' 지난달부터 직접수사(종합2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해 직접 수사에 나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이 검사 사건에 최근 사건 번호를 부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이 된 '검사 1호' 사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말께 해당 사건을 입건해 지난주 사건 번호 '2021년 공제3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도 이 검사에 대한 수사 개시를 통보했다.

이 검사는 2019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실무기구인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근무하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와 만나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 공문서작성)를 받는다.

이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피의사실공표)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이 검사를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검사의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인지해 지난 3월 17일 공수처에 통보했다.

검찰과거사위는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에 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면담보고서를 토대로 곽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경찰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곽 의원과 윤 전 고검장은 이를 부인하며 이 검사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이 사건이 시작됐다.

윤 전 고검장은 윤씨와의 유착설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7천만원 배상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두 달 넘게 이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공수처는 이미 사건 번호를 부여해 수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달 19일 이 사건과 관련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하는 등 줄곧 직접 수사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과 면담 과정에서는 "공수처 검사들도 임용된 상황에서 우리가 이 검사 사건을 돌려보내면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그래서 여기서 (수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공수처는 아직 이 검사를 소환하거나 강제수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검사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파견된 신분이다.

공수처와 검찰은 이날 이 사건의 '수사개시 통보'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공수처는 지난 14일 검찰총장을 수신인으로 '공무원 등 피의사실 수사개시통보(이규원)'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검찰은 총장뿐 아니라 서울중앙지검장에게도 공문을 1부 더 보내야 했다고 '절차적 흠결'을 지적했다.

이에 공수처는 검찰의 주장이 공수처법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검찰이 최종적으로 '검사'만을 따로 다룬 25조로 '이첩'을 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조항에는 수사개시를 통보할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

공수처, '1호 검사 사건' 지난달부터 직접수사(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