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다 구조된 개 수십마리…동물단체, 임시보호시설 요구
식용 개농장에서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개들이 구조됐으나 지낼 곳이 없자 동물보호단체가 관할 구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동행세상'은 18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시 보호시설 마련 등을 요구했다.

동행세상은 "구조했던 개 약 30마리 중 임신했던 개들이 새끼를 낳으면서 (보호 대상이) 60마리 정도로 늘어났다"며 "구청은 임시 보호시설을 만들어주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 구조된 개들은 십시일반 후원을 받아 병원이나 각 가정의 임시보호처에서 지내고 있으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조속히 임시 보호시설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3월 31일 서구 백석동 한 야산에 있는 개 농장을 찾아가 상처를 입거나 숨져 있는 개들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고 구조활동을 벌였다.

이 단체는 당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암컷들은 새끼만 낳도록 줄에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다리 한쪽이 없거나 피부가 괴사한 개들도 현장에서 발견됐다.

구조 뒤 치료 과정에서 일부 개체는 뒷다리의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농장주인 8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동행세상 측이 임시보호소 부지를 알아봐달라고 요청해 2곳 정도를 물색해 놨으며 간담회를 통해 세부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구조된 개들은 소유주가 있는 동물이라 인력이나 운영 지원 등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