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월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를 하지 않았던 점이다. 4시 30분에 가족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저에게 전화를 걸면서 찾으러 나갔어야 정상이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모(22) 씨 가족이 당시 동석했던 학과 동기 A 씨 가족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손 씨 어머니는 최근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A씨가 미리 전화해서 알려줬더라면 아들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들이) A 씨와 2019년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친하게 지냈다. 7명 어머니 중에서도 성향이 잘 맞는 A 씨 어머니랑 자주 교류했고, 사건 전 주에도 만났다"고 밝혔다.

손 씨 어머니는 "제가 가장 놀랍고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제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를) 안 한 것이다"라며 "오전 3시 30분에 A 씨 전화를 받았으면 저에게 (손 씨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이상하다. (아들이) 실종된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는 오전 3시 37분에 A 씨가 부모님께 전화했다는 얘기를 숨겼다"면서 "그때 연락만 해줬어도 아들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원망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걸려있던 손 씨를 찾는 현수막.사진=뉴스1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걸려있던 손 씨를 찾는 현수막.사진=뉴스1

그러면서 "4시 30분에 A 씨가 귀가한 후, 자기들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저한테 전화하면서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자기들끼리 와서 20~30분 동안 뭘 했을까. 그 후에 우리한테 전화했다는 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손 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 이후 A 씨와 만나 반포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고, A 씨는 다음날인 25일 오전 3시 30분 잠에서 깨 부모님에게 전화해 "친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A 씨 부모는 "친구 깨우고 너도 얼른 귀가하라"고 당부했지만 A 씨는 다시 잠들었고 다시 일어난 4시 30분경에 손 씨는 주변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홀로 4시 30분쯤 귀가했으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 손 씨가 사라진 사실을 알린 후 부모님과 함께 다시 한강공원으로 나가 손 씨를 찾아보다가 오전 5시 이후에야 손 씨의 부모님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손 씨 어머니는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부검까지 해야 했다"면서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씨 아버지 또한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낸 A 씨 측에 대해 "가증스럽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6일 오전 고 손정민 씨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입구를 찾은 시민들이 손 씨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오전 고 손정민 씨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입구를 찾은 시민들이 손 씨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구 A씨 측의 법률대리인 정병원 변호사는 "A씨의 부모님은 아무리 만취했더라도 같이 술 마신 친구를 끝까지 챙기지 못한 아들에 대한 변명조차 하기 힘들었다"면서 "또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면서 "A 씨와 가족, 담당 변호사들도 목격자와 CCTV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기다리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변호사를 선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A 씨는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큰 상태였다"며 "어떤 감정적인 동요가 생길지, 극단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지 부모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A 씨의 부모는) 작은아버지와 상의해 그의 친구인 저를 만나 A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자책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줄 방안을 상의했다"며 "제 조언에 따라 29일 2차 최면조사부터 변호사를 동행하게 해 A 씨를 보호하고 자책하지 않게 조언하고, 최대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손 씨 아버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A씨 측의 입장은) 결국 중요한 건 술 먹고 기억이 안 난다는 것밖에 없었다"면서 "친한 친구가 실종됐을 때 찾으려고 노력한 것도 없고 주검으로 발견된 뒤 아무것도 안 한 사람들이 친구 운운하는 게 가증스럽다. 이렇게 하는 게 친구인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 조사 때 심리적 안정을 주는 건 변호사가 아니라 의사나 심리상담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변호사가 왔을 때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은 범죄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 씨 측은 당초 한강에 나와 손 씨 행적을 찾다가 찾지 못하자 그제서야 손 씨 가족에게 연락을 했으며 당시엔 3시 30분에 A 씨로부터 전화받은 사실을 말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손 씨 아버지는 "나중에 경찰에게서 A 씨가 3시 30분 집에 전화건 이력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한테 연락이 와서 우리가 찾았으면 우리 아들 안 죽었다. 기회 놓치고 아들은 죽어서 이렇게 부검까지 하게 됐는데 사과도 없고 조문도 하지 않았다.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 자기들이 뭔가 지킬 게 있다고밖에 생각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YTN에 출연해 A 씨 측에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경계하면서도 "4시 반에 택시 타고 돌아갈 때 친구가 없어진 것을 알았으면 손 씨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잘 들어왔어요?'하고 물어보는 게 상식적이다"라며 "가족이 손 씨 가족에게는 전화를 안 하고 세 명이 한 시간 여 넘는 동안 그 일대를 배회하고 수색을 했다. 손 씨가 집에 갔을 수도 있으니 물어만 봤으면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의혹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는 손 씨가 집에 안 갔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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