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포기한 초등생 기부가 불러온 나눔 나비효과

전자 게임기를 사기 위해 모은 용돈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계란을 기부한 한 초등학생 선행이 나눔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17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대한양계협회는 선행 주인공에게 표창장과 함께 학생이 사는 자치단체에 계란을 기부했고, 나눔을 위해 포기한 게임기를 선물하겠다는 공무원도 나왔다.

칠곡 왜관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육지승(9) 군은 고가의 전자 게임기를 사고자 3년 전부터 용돈을 아껴 저금통에 동전과 지폐를 모았다.

목표로 세워둔 50만원을 모아 게임기를 사려 했으나, 평소 홀몸노인 청소 봉사활동 등을 하며 지켜본 어려운 이웃이 눈에 밟혔다.

결국 육 군은 게임기를 포기하고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계란을 사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에게 전했다.

영양가 높은 계란이 어려운 이웃 건강을 지켜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육 군 사연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대한양계협회가 나섰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이날 칠곡군을 방문해 육 군에게 표창장과 상품권 20만 원을 전달하고 선행을 치하했다.

또 양계인 뜻을 모아 계란 200판을 칠곡군에 기탁하고 유수호 칠곡부군수와 양계산업 발전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은 "지승 군에게 달걀은 단순한 축산물이라기보다 이웃사랑 매개체"라며 "전국 양계인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육 군은 "뜻밖에 상품권 20만원을 받았는데 이것도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육 군의 선행을 눈여겨본 칠곡군 이경국(32) 주무관은 인터넷으로 게임기를 주문했다.

게임기 대신 나눔을 선택한 어린이에 감동해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 주무관은 "게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나눔을 선택한 모습에 작은 선물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육 군 아버지 육정근(44) 씨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변질될까 두렵다"며 게임기 선물 받기를 망설이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초등학생의 작은 나눔이 큰 감동을 준다"며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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