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이 완화된다. 환경부는 갈수록 악화하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고려해 기존 2개월로 제한됐던 전기차 출고기한을 3개월로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부족 여파로 차량 출고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보조금 수령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전기차 예비차주들은 한시름을 덜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기 승용차, 전기 화물차 등이 적용 대상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으려면 보조금 지원신청서를 직접 또는 대리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접수해야 한다. 이후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는데 문제는 지원 대상자로 꼽혀도 2개월 내 차량이 출고돼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고, 이에 따라 차량 생산이 지연되면서 계약자들은 출고를 무한 대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계약자들의 불안은 가중됐고, 심지어 계약을 취소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 보조금과 각 지자체의 지방비를 합해 지급된다. 지원금은 대당 1100만~1900만원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 가장 기본 트림 가격이 4980만원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환경부는 올해 목표 보급량을 전기 승용차 7만5000대, 전기화물차 2만5000대로 잡았다.

전국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공고 대수는 이달 13일 기준 전기승용차 4만7460대, 전기화물차 2만2196대다. 이중 전기승용차는 1만6838대(35.4%), 전기화물차는 1만6494대(74.3%)가 보조금 접수를 완료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보급 목표량을 지원할 수 있는 국비 예산은 이미 확보된 상태다. 지방비는 현재 대전, 강원, 제주 등 지자체 5곳이 예산을 마련했다. 다만 서울을 포함한 나머지 지자체는 아직이다. 이들 지자체는 늦어도 7월 내로 지방비 예산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하반기 전기차 구매예정자들도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수요가 저조한 지자체 물량을 수요가 많은 지자체 물량으로 재배정하는 계획 등도 검토 중이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출고기한 연장과 추가 공고 예고로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할까 봐 우려하는 전기차 구매자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겠다"면서 "앞으로도 전기차 관련 주요 동향과 사업 추진 현황을 고려하여 효율적이고 유연한 보급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