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불법 브로커 다름없어"
가입 변호사 징계 나선 변협

"선택의 자유 막고 시대 역행"
로톡, 헌법소원으로 맞대응

법조계 안팎서도 엇갈린 시각
"플랫폼에 종속" 對 "혁신 막을것"
변협 vs 로톡 전면전…'변호사 플랫폼 갈등' 결국 헌재 간다

온라인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이 국내 최대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를 상대로 헌법소원에 나선다. 대한변협 측이 최근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방침을 정하자 이에 반발해 맞대응을 펼치는 것이다.

변협은 로톡에 대해 “변호사가 아닌 자가 수수료를 받고 변호사를 알선하고 있다”며 “변호사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로톡 등 리걸테크업계에선 “변호사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리걸테크업체들은 법조 시장에서 각종 법률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과 변협 간 갈등 격화로 파장이 예상된다.
로톡 “이달 중 헌법소원”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이달 변협을 상대로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로톡 가입을 금지한 변협의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이 변호사의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커 이를 근거로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변호사는 자신의 영업 활동을 위해 어떤 플랫폼을 활용할지 결정할 자유가 있다. 그런데 현행 변호사법에 저촉되지 않는 로톡을 변협의 ‘내부 규정’을 통해 금지하는 것은 월권이며 기본권 침해라는 얘기다. 로톡 관계자는 “회원 변호사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톡 회원 변호사는 4000명 정도다.

로톡과 변협의 갈등이 격화한 것은 지난 4일 변협이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을 개정하면서다. 새로 시행될 규정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변호사 광고, 소송 결과 예측 등을 제공하는 리걸테크 서비스의 변호사 참여가 금지된다. 이달 말 변협 총회에서는 플랫폼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는 방안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변호사 윤리장전’ 개정이 예견된 상태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협이 변호사를 대상으로 내리는 징계는 영구제명 및 제명, 정직, 과태료, 견책으로 나뉜다. 정직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다.
변협 “로톡은 불법”
변협 측은 로톡으로 대표되는 리걸테크 서비스를 불법으로 보고 있다. 로톡은 변호사들을 광고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데, 이런 형태가 ‘불법 브로커’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변호사가 아닌 자가 대가를 받고 변호사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게 변협의 주장이다.

로톡 측의 반론도 만만찮다. 변협의 대응은 이미 자리를 잡은 변호사들의 ‘사다리 걷어차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로톡 측은 “플랫폼을 통해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는 변호사들도 이름을 알리고, 일정 수익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진 변호사 시장에 선순환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률 서비스 이용 문턱도 낮췄다고 로톡 측은 설명했다. 한꺼번에 여러 변호사의 이력을 비교하고, 수임료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에겐 ‘깜깜이’였던 법률 시장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변협 등 변호사단체들은 지금까지 세 차례 로톡을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 중 두 차례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고, 작년 11월 고발 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도 ‘의견 분분’
변협과 로톡 간 갈등을 두고 법조계 안팎의 시각도 분분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내 외식업계만 보더라도 ‘배달의민족’과 같은 거대 플랫폼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시장 경쟁을 위해서라도 변협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론도 있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로톡이 활성화하면서 그동안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던 변호사들의 숨통이 트이는 역할을 한다”며 “법조 시장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법조 시장 내 경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형사 관련 소송으로 변호사를 선임한 경험이 있는 최모씨(30)는 “로톡의 ‘형량예측서비스’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됐고, 합리적인 가격에 변호사도 선임했다”며 “‘타다’ 사태처럼 특정 이익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혁신이 가로막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효주/오현아/서민준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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