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삼성과 함께 특장차 제작…하반기부터 운행
'이동하는' 코로나 선별진료소 뜬다

올 하반기 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용 특장차’가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재난 구호모금 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손잡고 전국 곳곳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이동형 선별진료소 제작에 나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첨단 의료설비를 갖춘 특장차를 민간이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희망브리지는 삼성 계열사의 지원을 받아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제작하고 있다. 이동형 선별진료소는 8.5t 모듈형 특수장비차에 음압시설을 갖추고, 의료진과 검사자를 완전 분리하도록 설계하는 등 최고 수준의 방역 조건을 충족할 방침이다.

선별진료용 특장차 제작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 14곳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희망브리지에 지원한 300억원 중 일부가 투입된다. 오는 8월 제작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그동안 집회 현장, 공원, 물류센터, 교도소 등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동형 선별진료소 수요가 컸다. 전라남도와 파주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찾아가는 이동 선별검사소’를 운영해왔지만 규모가 작은 1t트럭을 개조하거나 천막을 치고 실외 진료소를 차리는 데 머물렀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작년 여름 방호복을 입고 폭염에 노출된 의료진이 탈진·실신하는 사례가 잇따랐다”며 “순발력 있게 대응하면서 의료진까지 보호할 수 있는 특장차를 삼성과 함께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에서 코로나19 선별진료용 특장차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별도의 정부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특장차에서 진료하기 위해선 의료 면허를 가진 보건인력이 필요하다. 희망브리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롯해 서울시 등 지자체, 서울의료원, 명지병원 등과 보건인력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과 희망브리지는 45인승 버스를 개조해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를 치료하는 ‘힐링버스’도 7월 도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뿐 아니라 각종 재난에 따른 피해자들의 심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버스는 우울증 치료기기, 스트레스 진단기 등을 갖추고 정신건강을 평가·상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별진료 특장차뿐 아니라 방역물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중증환자 병상 확대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1년 설립된 희망브리지는 각종 재난·재해 시 구호물품과 의연금을 모금해 이재민과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 구호단체다. 현대자동차와는 코로나19와 감염병, 가축 전염병, 일반 방역을 아우르는 통합 방역구조차를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하수정/황정수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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