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안 타는 맛"…'손이 가요 손이 가' CM송 히트에 '깡' 열풍까지국내 최초 스낵 제품인 농심 '새우깡'이 올해로 출시 50년을 맞았다.새우깡은 고소하고 짭짤한 맛을 앞세워 반세기 동안 82억봉 넘게 팔리는 대기록을 썼다.◇ 제품 개발에 4.5t 트럭 80대분 밀가루 사용…고 신춘호 회장 작품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1971년 국내 첫 스낵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주재료를 새우로 결정했다.김기복 농심 스낵마케팅팀장은 "백지상태에서 개발을 시작하다 보니 연구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제품 개발을 위해 4.5t 트럭 80여대 분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양의 밀가루를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이렇게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이유는 시제품 제작 과정에서 튀김 온도가 적절치 않아 태우는 일이 수도 없이 반복했기 때문이다.먹기에 가장 적당한 강도를 찾아내기 위한 실험도 계속됐다.새우깡이라는 제품명은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작품이다.당시 그의 어린 딸이 민요 '아리랑'을 '아리깡 아리깡 아라리요'라고 부른 데에서 '∼깡'이라는 독특한 제품명을 떠올렸다.1971년 12월 탄생한 새우깡은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누렸다.당시 서울 대방동 공장 앞은 새우깡 물량을 받아 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으로 장사진을 이뤘다.지방영업소는 선금을 들고 찾아오는 도소매점 업주들로 북적였다고 한다.김 팀장은 "새우깡의 인기 비결은 남녀노소 질리지 않고 유행도 타지 않는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라며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에는 5∼7㎝ 크기의 생새우 4∼5마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손이 가요 손이 가'에서 '깡' 열풍까지…마케팅도 한몫새우깡 인기에는 마케팅의 성공도 한몫을 했다.특히 1991년 처음 선보인 '손이 가요 손이 가'로 시작하는 TV 광고는 소비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돼 30년이 지나도록 회자됐다.이 광고음악을 만든 가수 윤형주는 "새우깡의 재료나 맛 등을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한 번 맛보면 계속 먹게 되는 제품의 속성을 편안한 멜로디와 단순한 가사로 소비자에게 확인시켜 줘 친근함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새우깡은 지난해에는 전국을 강타한 '깡' 마케팅으로도 재미를 봤다.가수 비의 '깡' 노래가 발매 수년 뒤 뒤늦게 온라인 공간에서 큰 인기를 끌자 농심은 그를 광고 모델로 채택했는데, 이 광고는 40여 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7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연합뉴스
범죄 취약점 많은데도 예방 시설은 적어, 경찰 인증 원룸도 소수국가경찰 체제서 예산 한계, 자치경찰 출범 후 달라질지 주목 최근 부산에서 원룸 주거 여성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범죄 예방 시설 구축에 필요한 예산 마련 등이 어려워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현 시스템이 자치경찰 출범 이후 획기적으로 개선될지 주목된다. 1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새벽 부산 한 원룸에 20대 A씨가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배관을 타고 2층에 거주하는 여성 집에 침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올해 1월 29일에는 부산 또 다른 원룸 밀집 지역에서 40대가 침입해 성폭행한 뒤 도주했다. 1인 여성 가구가 밀집한 이들 원룸촌 특징은 범죄 취약지가 많은데도 범죄 예방 시설물은 적다는 점이다. 경찰이 이들 지역 취약점 개선을 위해 폐쇄회로(CC)TV 설치, 방범창 설치 여부 등 56개 항목을 평가해 '범죄 예방 시설 우수 원룸 인증제' 시행하며 민간 참여를 유도하지만, 인증된 원룸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피해를 본 원룸도 방범창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CCTV 구축이나 방범창 설치에 돈이 들지만, 경찰이 민간에 직접 지원하는 것이 여의치 않고 지자체에서도 예산 지원 시스템을 갖춘 곳은 극소수다. 그나마도 지원 시스템을 갖춘 곳은 올해 초 원룸촌 강력범죄 발생 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 차원의 범죄 예방 정책이 헛바퀴를 돈 것도 이유가 된다. 부산시와 기초단체가 범죄예방 디자인 조례를 만들었지만, 정작 대상에 1인 가구가 많은 소규모 공공주택은 아예 심의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16개 구 군에 지역별 특성에 맞는 '범죄예방계획'도 5년 단위로 세우게 돼 있지만 이를 지킨 구 군은 거의 없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지금의 구조로는 획기적으로 치안 서비스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오는 7월 자치경찰제가 출범해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자치경찰은 기존 국가경찰과 달리 부산시장이 임명한 사람이 합의제 행정기구인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을 맞아 지역 밀착 치안을 이끌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찰이 그동안 쌓아 온 범죄 관련 데이터와 예방시책 구상에 지자체의 신속한 예산 집행 권한이 더해져 해법을 돌출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 7월 탄생하게 될 부산 초대 자치위원들이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돼 여성 관련 치안 정책이 제대로 나올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연합뉴스
정읍교도소 소속 안 교도관 헌혈 200회 기록…24년째 꾸준한 '혈액 나눔'"인공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뜨거운 피…헌혈 봉사자 더 늘었으면" "가장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봉사가 헌혈이 아닐까 생각해요. 잠깐만 시간을 내면 당장 고통받는 분들께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으니까요. " 헌혈 200회를 기록한 정읍교도소 교도관 안상현(42)씨가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안 씨는 지난 4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인 '명예 대장'을 받았다. 1997년 늦여름, 대학 캠퍼스를 지나다가 학생회관 옆 헌혈의 집에 들어가 가볍게 헌혈을 시작한 지 24년 만이다. 안 씨는 "수백 회를 달성한 헌혈자들에 비해 적은 횟수라서 쑥스럽다"면서도 "군 복무 때 했던 다짐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헌혈을 하다 보니 200회까지 달성하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군 시절을 육군 폭발물처리반(EOD)에서 보냈다. 노후화된 포탄과 불발탄을 수거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게 주된 임무였는데, 위험한 업무이다 보니 항상 긴장해야 했다. 안 씨는 "삶과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면서 건강한 몸으로 제대한다면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남을 도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달 헌혈을 하다 보니 200회까지 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지금껏 모은 헌혈증 대부분을 기증했다. 40여 장은 적십자사와 헌혈센터에 기증했고, 130여 장은 법무부 직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헌혈증이 필요한 공무원에게 보냈다. 기증 글을 올리고 나면 '좋은 일을 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 일도 많다. 하지만 안 씨는 그보다 '헌혈증 기부에 동참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을 때 훨씬 더 많은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혈액은 인공적으로 대체할 수 없고 오직 사람 몸에서 뽑아내야 하지만 헌혈하는 젊은 층의 인구가 줄고 있다"며 "저를 계기로 누군가 헌혈을 시작하게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며 웃었다. 안 씨는 헌혈자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사회지도층이나 고위공무원이 먼저 여러 차례 헌혈을 해 솔선수범하거나 헌혈자 연령에 따라 기념품을 차등으로 지급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한다면 헌혈 인구가 늘어날 것 같다는 내용을 담았다. 안 씨는 헌혈 100회를 달성한 뒤 횟수를 줄일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큰 기록을 세웠으니 헌혈보다는 다른 봉사활동에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에 두 달 정도 헌혈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습관이 된 헌혈을 멀리하니 왠지 공허한 마음이 들었고, 헌혈 문화가 확산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헌혈의 집을 찾았다. 그는 "횟수에 연연해하기보다는 몸이 가능할 때까지 꾸준히 헌혈하고 싶다"며 "육류를 좋아했는데 헌혈을 한 뒤로는 유류 섭취도 줄이고, 술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마음이 따뜻하고 선한 인연을 만나 함께 헌혈 등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는 게 안 씨의 작은 바람이다. 안 씨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봉사를 할 수 있다고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헌혈 봉사는 시간만 내면 어디서든지 할 수 있다"며 "피를 나누며 사람을 살리는 값진 봉사를 더 많은 사람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