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첫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총 223명 입국 예정
[르포] "기다린 만큼 반가워" 우즈벡 일손에 시름 던 양구 농가

"요즘 외국인 노동자 없으면 농사 못 합니다.

오래 기다렸는데 이렇게 반가울 수 없네요.

"
14일 오후 강원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청리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김영복(62)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줄기 정리 작업을 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비닐하우스 속 기온은 35도까지 올랐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청년 3명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어린 수박 순을 잘라냈다.

김씨는 이들을 위해 시원한 콜라 1박스를 준비해 휴식을 권했다.

사실 김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농사를 생각하면 근심이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르포] "기다린 만큼 반가워" 우즈벡 일손에 시름 던 양구 농가

양구군은 수년째 도내에서 가장 많은 계절근로자를 신청하고 있다.

올해는 농번기 필요 인력 수요를 조사해 법무부로부터 계절근로자 597명을 배정받았지만,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도입이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계절근로자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일손 구하기가 막막했다.

지난해에는 많은 농가가 불법체류자를 어렵게 구했다.

하지만 이들의 수요가 늘어나 임금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숙식을 제공하고도 월 300만원 이상 급여를 줘야만 미등록 외국인이라도 고용할 수 있었다.

올해에도 계절근로자 도입이 무산됐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농민이 시름에 잠겼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주재사무소가 양구군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참가 의향을 보여 지난 3월부터 법무부와 업무협의를 이어갔고, 마침내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양구군은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노동자 63명을 각 농가로 보내 이날부터 농사에 투입했다.

[르포] "기다린 만큼 반가워" 우즈벡 일손에 시름 던 양구 농가

양구군 멜론, 수박 농사는 지금이 가장 분주한 시기다.

김씨 역시 수박 비닐하우스 75개를 모두 돌보려면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김씨는 "우즈벡 노동자는 한국 더위와 밭일에 낯설어 일이 서툴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정작 만나보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며 "양구군에서 일정부분 지원해주니 불법체류자 쓸 돈의 절반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농가에서도 다들 일손 구할 걱정을 덜어 다행이라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양구군은 총 3차례에 걸쳐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노동자 223명을 받을 예정이다.

조인묵 군수는 "계절근로자 인력 수급이 농촌일손 부족 현상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영농철 일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시군에서도 빠른 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르포] "기다린 만큼 반가워" 우즈벡 일손에 시름 던 양구 농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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