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시설 건강영향 첫 정부 조사…카드뮴 등 일부 유해물질 주민 체내 농도 높아
"청주 북이면 소각시설 유해물질, 주민 암발생 연관성 입증안돼"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2019년 12월부터 수행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각시설 주변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13일 오전 북이면 사무소 회의실에서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북이면 주민들이 인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암 발생 등 주민 건강피해를 봤다며 2019년 4월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면서 진행됐다.

정부가 소각시설 주변 지역으로 대상으로 벌인 첫 번째 건강영향 조사였다.

◇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 대비 낮아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충북대 의과대학 및 ㈜한국유로핀즈분석서비스에 각각 건강영향조사와 유해물질 분석을 의뢰해 2019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신뢰성·투명성을 위해 민·관 협의회가 조사 전 과정을 공유했다.

청주시 북이면 일원에는 우진환경개발㈜이 1999년에 소각시설(15t/일)을 최초 가동한 이래 ㈜클렌코(옛 진주산업·2001년·12t/일)와 ㈜다나에너지솔루션(2010년·91.2t/일)이 추가로 세워졌다.

이후 지속적인 신·증축을 통해 1999년 하루당 15t이던 소각용량이 2017년 기준으로 3개 업체를 합쳐 약 36배 늘어난 하루당 543.84t에 달했다.

유해물질 배출원 조사 결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은 배출허용기준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이옥신(0.001∼0.093ng I-TEQ/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중 벤조(a)피렌(0.073㎍/S㎥)은 배출허용기준 대비 0.15∼9.3% 수준으로 확인됐다.

소각시설 배출구에서 카드뮴은 검출되지 않았다.

북이면의 대기 중 다이옥신의 농도(0.025pg I-TEQ/S㎥)는 대기환경기준(0.6pg I-TEQ/㎥3) 이내로 대조지역 및 충북, 전국의 평균보다 높으나, 서울 등 다른 소각장 주변지역(0.019pg I-TEQ/S㎥)과 큰 차이가 없었다.

벤조(a)피렌(0.22ng/S㎥)은 대조지역과 전국보다 높았으나 충북(0.42 ng/S㎥)보다 낮으며, 유럽연합(EU) 기준(1.0ng/S㎥) 및 가장 엄격한 기준인 영국의 기준치(0.25ng/S㎥)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카드뮴(0.0005㎍/S㎥)은 대조지역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충북 및 전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0.005㎍/S㎥) 이내로 나타났다.

토양에서 검출된 다이옥신 평균 농도(0.447pgI-TEQ/g)는 충북·전국보다 낮았고, 카드뮴(0.09㎎/㎏)도 전국 평균(0.156㎎/㎏)과 토양오염우려기준(4㎎/㎏)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주민들의 생체 내 유해물질 조사 결과 혈액 중 다이옥신 농도(3.13 pg WHO-TEQ/g-lipid)는 타지역인 서울(7.93pg WHO-TEQ/g-lipid) 대비 39.5%로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카드뮴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대사체, 유전자 손상지표 8-OHdG 등 일부 항목에서는 대조지역이나 일반 국민의 수치보다 높았다.

주민의 소변에서 측정한 카드뮴 농도(2.47㎍/g_cr)는 우리나라 성인 평균의 3.7∼5.7배였다.

2-나프톨(PAHs 대사체)의 농도(6.14 ㎍/g_cr)는 대조군(3.39 ㎍/g_cr)보다 약 1.8배 높았고, 유전자 손상지표(요중 8-OHdG 농도 9.35㎍/g_cr)도 대조지역(7.65㎍/g_cr)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소각시설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유전자 손상지표(요중 8-OHdG 농도)가 소변 중 카드뮴 농도와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9년 점검 결과와 작년 8월 기준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카드뮴이 소각장 배출구에서 검출되지 않은 점, 반감기가 20∼30년인 토양에서도 카드뮴이 낮은 수준을 보인 점 등에 비춰 소각시설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엔 입증이 부족했다.

[표] 소각시설 배출가스 중 유해물질 조사결과

┌───────────────┬────────┬─────┬──────┐
│ 대상물질 │조사 결과(평균) │ 전국* │배출허용기준│
├───────┬───────┼────────┼─────┼──────┤
│ 다이옥신 │4 ton/hr 이상 │ 0.001 │ 0.085 │ 0.1 │
│( ng I-TEQ/Sm3│ 소각시설 │ │ │ │
│ ) ├───────┼────────┼─────┼──────┤
│ │ 2~4 ton/hr │ 0.093 │ 0.298 │ 1.0 │
│ │ 소각시설 │ │ │ │
├───────┴───────┼────────┼─────┼──────┤
│ PAHs(벤조(a)피렌_( ㎍/Sm3 ) │ 0.073 │ - │ 50.0 │
├───────────────┼────────┼─────┼──────┤
│ 카드뮴 ( mg/Sm3 ) │ 불검출 │ │ 0.02 │
└───────────────┴────────┴─────┴──────┘


◇ 암 발생률 증가와 소각시설 연관성 확인 안돼
1999년부터 2017년까지의 암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북이면 일원의 소각량 증가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북이면 지역의 암 발생률은 암 잠복기(10년)를 고려할 때 소각장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2000년부터 전국 및 충북 지역의 암 발생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남자의 경우 모든 암 발생률이 2011년까지 지속해서 증가해 전국 및 충북의 평균 암 발생률을 상회했으나, 그 이후로 2017년까지는 충북지역·전국의 암 발생률 추이와 같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자의 암 발생률은 전국 및 충북과 달리 2011년까지도 지속해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후 2017년까지도 충북지역·전국 추이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소각시설과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알려진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이나 폐암의 발생 증가 역시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암 잠복기(혈액암 5년·고형암 10년)를 고려한 후향적 동일집단 연구 결과 북이면 지역의 남성에게서 담낭암 발생률이 타지역(보은군·음성군 등)에 비해 2.63배 높았고, 여자는 신장암의 발생률이 2.79배 높았다.

환경부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소각시설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의 역학적 관련성을 명확하게 입증할만한 과학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다만 2017년 이후의 암 발생률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고 소변 중 카드뮴,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대사체, 유전자의 손상지표(8-OHdG)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해 이 지역에 대한 환경·건강 조사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용규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앞으로 청주시와 환경·건강 조사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 북이면 소각시설 유해물질, 주민 암발생 연관성 입증안돼"
"청주 북이면 소각시설 유해물질, 주민 암발생 연관성 입증안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