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주의 훼손…묵인은 거짓말쟁이 담대하게 만들어"
축출 앞둔 체니 반격…"침묵속에 좌시하지 않을 것"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이 축출을 목전에 두고 반격에 나섰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AP 등에 따르면 체니 의장은 자신의 축출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비공개 회의를 하루 앞두고 의사당에 전격 등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내 그의 추종자들을 공개 비난했다.

체니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법치를 망치는 길에 당이 동참하는 것을 침묵 속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당 지도부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축출에 공개적 동의를 밝힌 공화당 하원 1인자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와 서열 2위 스티버 매컬리스 원내총무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오늘날 우리는 미국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를 탈취하기 위해 의사당 침탈을 부추기고, 선거 사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한층 심대한 폭력을 조장한다"고 규탄했다.

체니 의장은 "침묵을 지키고 거짓말을 묵인하는 것은 거짓말쟁이를 더욱 담대하게 만든다"고도 했다.

그의 깜짝 연설은 4분간 이어졌다.

의사당은 거의 비다시피 한 상태였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장은 감세 등 핵심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입장을 같이하며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를 업어 왔다.

그러나 의회 폭동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뒤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트럼프와 공개 충돌을 이어오며 당내 강성 지지층의 광범위한 축출 압박에 직면해 왔다.

특히 지난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을 '순 사기'(The Big Lie)로 규정한 직후 공개 반박에 나서면서 당 지도부가 본격적인 축출 작업에 나섰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관련해 지난 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려면 모두 하나가 돼 일할 필요가 있다"며 그를 공개 비판했다.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별도 성명을 통해 체니 의장의 후임으로 앨리스 스터파닉에 대한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스터파닉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 충성파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