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력 기준 마련 촉구…"의사 업무 대리하는 경우도"
'간호사의 날' 50주년…"존중한다면 인력 늘려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등은 12일 간호사의 사회공헌을 기리는 '국제 간호사의 날' 5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이들은 "간호사의 희생에 대한 찬양 대신 진정한 존중이 필요하다"며 "간호사 한 명이 돌보는 환자 수를 줄여 안전하고 좋은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간호 면허소지자 수는 OECD 평균을 넘지만, 실제 활동 간호사 수는 1천명당 3.78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인 8.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조는 병원이 인건비를 줄이고자 간호사를 적게 고용하고 간호사 개인이 과도한 업무를 감당하면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경오 보라매병원 간호사는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까지 새로운 감염병은 계속 발생하고 출현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며 "신종 감염병 방역에 대한 인력 운영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라고도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이날 영등포구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좌담회를 열고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 각종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불법 의료 행위 실태를 증언했다.

노조가 지난해 22개 의료기관 1천224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6%가 근무 도중 의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업무 전가 이유로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39%로 가장 높았다.

오선영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간호사의 의사 대리 업무는 불법 의료행위로서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며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도 불명확해진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