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브로커' 유상봉, 정관계 인사 무더기 고소

함바식당(건설현장 간이식당)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였던 유상봉(75)씨가 자신이 준 뇌물을 받았다며 정관계 인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에 무더기로 고소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국민의힘 A 의원과 B 전 청와대 비서관, C 전 경찰 경무관, D 전 국책은행장, 더불어민주당 E 의원의 형 등의 비위 행위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 등을 공수처와 검찰에 제출했다.

함바식당 운영권을 따내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이들에게 억대 뇌물을 줬다며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게 유씨의 주장이다.

유씨는 A 의원을 처벌해 달라고 한 진정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F 검사에 대해서는 공수처에 고소했다.

유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들은 함바식당 운영권을 따내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억대 뇌물을 받았다"며 "내 공소시효는 만료됐고, 돈을 받은 사람 중 공소시효가 남은 혐의에 한정해 고소했다"고 말했다.

공수처와 검찰은 고소장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수사 착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수처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면 2011년 유씨의 입에서 촉발된 '함바 비리' 사건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씨는 당시 함바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경찰 고위 간부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이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피고소인은 이미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유씨가 그동안 고소·고발을 남발해왔다는 점에서 수사 착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위 공직자가 아닌 관련자들은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수 없어 검찰과 '가르마 타기'도 필요하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사 이외 사항은 공수처의 수사대상은 아니다"라며 "복사본 형태로 접수된 만큼 타 수사기관에 중복해서 진정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사건 인지 통보가 오면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씨는 최근 울산 중구의 아파트 신축공사 함바식당 운영권을 넘기겠다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인천 동구·미추홀구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을 당선시키려고 경쟁 후보인 안상수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검찰에 고소한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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