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압수수색으로 충북도 등 지자체 조사 신뢰성 물음표
여론 떠밀린 요식행위 비난…"코미디 하냐" 네티즌 비아냥

충북도가 공직자 땅투기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산하기관이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당하면서 공공기관 땅투기 '셀프조사'를 둘러싼 불신이 커지고 있다.

"투기 정황 없다" 공공기관 겉핥기 셀프조사에 여론 '부글'

11일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공직자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일 충북개발공사와 민간 개발업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비공개정보를 이용해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토지를 매입한 충북개발공사 직원과 민간개발업자 등을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조사해 이들의 혐의 입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지역사회는 공공기관 땅투기 자체조사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달 28일 공직자 부동산 투기의혹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투기가 의심되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는 청주 넥스트폴리스와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음성 맹동인곡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충북개발공사·경제통상국·바이오산업국의 전·현직 공무원과 가족(배우자·직계존비속) 3천820명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떠들썩하던 조사 계획과 달리 결과는 개발예정지 토지 매수자 4명을 확인한 게 전부다.

이마저도 모두 농사를 짓고 있어 투기 여부를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는 게 충북도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자진신고 등을 받았지만, 자체 조사로 투기를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토지 매수자 명단을 경찰에 넘기는 수준에서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음성군 역시 지난 5일 공무원 213명과 가족 652명을 조사했으나 투기 의심 사례는 1건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셀프조사가 여론에 떠밀린 나머지 시늉만 내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충북도 조사가 발표된 뒤 "대부분 차명 투기일 텐데 셀프조사로 가려낸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아니냐"며 숙련된 검찰도 힘든 작업"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개발 정보를 입수해 땅을 매입한 뒤 위장 영농을 하는 건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눈에 보이는 단순조사 결과만으로 면피한다니 참 웃기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도 셀프조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지자체의 자체조사는 수사가 아닌 진술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공직자 재산등록 공개 등 투기 원천차단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도는 현재 소속 공무원 전체와 배우자로 대상을 확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그 결과는 오는 6∼7월 중 발표할 방침이다.

또 도의원 31명과 그 가족 117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며, 이 결과는 도의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