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도 의혹이 많은데 연관 지을 수 없다니"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손씨 부친이 또 한 번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손씨 부친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상대방 변호사 관련 얘기를 듣던 중 갑자기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했다"며 "심장이 벌렁거리고 '모든 게 헛수고'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렇게도 의혹이 많은데 연관 지을 수 없다니"라고 억울해 했다.

손씨 부친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아내와 함께 병원을 다녀왔다며 "어쨌든 제가 침착해야 한다"라고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손씨 부친은 손씨가 숨지기 한 달 전 조모상을 당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손씨 부친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 3월13일인데 위와 같은 글을 남겼었다"라며 손씨가 돌아가신 할머니께 띄운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제 말도 잘 듣고 훨씬 나중에 만나도 되는데 왜 빨리 찾아갔는지"라며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공개된 편지에서 손씨는 "할머니, 마지막으로 뵀을 때 울면서 집에 돌아가서 너무 죄송하다. 또 마지막까지 같이 못 있어 드려서 죄송하고, 아침에도 못 모셔다드려서 죄송하다"며 "할아버지랑 오랜만에 만나실 텐데 하시고 싶은 얘기도 많이 하시면서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할머니 얘기는 제가 잘 모르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할머니 옛날 얘기도 여쭤보고 더 전화할 걸 그랬다. 항상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 거기서는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 달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아빠 말 잘 듣고 남에게 좋은 영향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면서 "나중에 꼭 만나자. 제가 잊지 않고 찾아가겠다. 너무 보고 싶고 정말 정말 사랑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A씨는 다음날 오전 4시30분쯤 잠에서 깨 홀로 귀가했다. 그는 손씨가 집으로 먼저 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손씨가 실종되던 날 오전 3시30분께 휴대전화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A씨 측은 당시 신었던 신발도 버렸다고 주장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달 29일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최면 수사를 진행할 당시 A씨 측은 변호사와 함께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손씨 부친은 "결백하면 변호사 선임 없이 사과했을 텐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있거나 뭔가 실수나 문제가 있으니 이러는 것 아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면수사의 경우는 A씨의 방어기제가 강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 측 변호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씨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이유에 대해 "연락을 위해 어머니 명의로 임시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손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 속에 등장한 '골든'이란 표현에 대해선 경찰은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해당 영상에는 손씨가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 솔직히"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하기론 골든이란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영상 속에 다른 가수 이름도 나오는 걸로 봐서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수 골든(본명 김지현·33)은 프로듀서 박진영에게 발탁돼 JYP 연습생을 거쳐 데뷔한 가수다. 지난 2019년 활동명을 지소울에서 골든으로 바꿨다가 올해 1월 다시 지소울로 변경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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