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재개되면 제주 다시 '찬밥' 신세 우려
제주 관광 미래 전략은 '갈팡질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줌in제주] 제주 관광객 벌써 100만…코로나 이후에도 몰릴까?

제주지역 골프장과 렌터카, 특급호텔 등 일부 업종은 이전보다도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러한 호황이 이어질까.

일각에서는 방역 우수국간 해외여행을 자유화하거나 코로나19 종식 후 전 세계적인 왕래가 재개된다면 제주 관광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또는 코로나19가 일상이 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제주 관광 정책 수립과 실행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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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관광 일시적 호황?
지난 4월 한 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106만9천88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월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만2천258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주지역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를 중단한 지난해 2월 이후 1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은 지난해 8월(113만3천95명)과 10월(107만8천243명), 11월(114만3천700명) 등 3차례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기 전부터 상춘객이 몰리며 일찌감치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백신 접종 시작으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지면서 동시에 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국내 관광객들이 해외보다 제주를 더 선호할까.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제주는 해외관광객이 줄어들어 고전했지만, 대신 국내 관광객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된 이후 이듬해인 2016년 우리나라 국민은 너도나도 해외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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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소비침체 상황에도 2016년 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천238만3천190명으로 사상 처음 2천만 명을 넘었다.

이들의 해외여행 지출액은 230억 달러를 웃돌며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해외여행이 보편화하면서 2019년까지 내국인 출국자 수와 지출액은 이후 해마다 새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2017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등 국내외 여건에 큰 영향을 받으며 증감을 반복했다.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 의존을 넘어 다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코로나19 이후 저가 단체 관광 대신 비대면·개별·소규모 관광이 대세를 이루는 등 관광 트랜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게다가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제주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5점 만점)를 조사한 결과 2018년 4.10, 2019년 4.09, 2020년 3.96 등으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 여행을 할 때 불만족 사항으로 비싼 물가를 지적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54.9%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8년 22.9%, 2019년 29.1%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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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팡질팡 제주 관광 미래전략
제주 관광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제주의 고질적인 관광 병폐를 개선해 새롭게 탈바꿈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또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제주 관광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지난해 11월 제주도 미래전략위원회(이하 '미래전략위')는 제주 관광 미래전략 보고서를 통해 제주 관광이 풀어가야 할 장단기 과제인 '제주 관광 미래전략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미래전략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주 관광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이다.

당시 미래전략위는 제주 관광 정체성인 '제주다움' 확립, 제주다움에 기반한 통합 관광 브랜드 구축 필요, 제주만의 시그니처 관광상품 개발, 글로벌 수준에 맞는 양질의 관광 구축,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공략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제주 관광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제언이라는 평가보다는 구체적 실현방안 부족, 미래전략위의 정치적 편향성 등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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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주 관광 브랜드 개발, 제주 관광 멤버십 프로그램, 글로벌 제주 관광 수용태세 개선 등 미래전략위 관련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7개 사업 중 1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산이 제주도의회에서 '시급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미래 제주 관광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동력이 사라진 셈이다.

대신 도는 현재 코로나19 방역과 경영난을 겪는 관광사업체를 위한 융자 지원, 제주 웰니스 관광 육성,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사그라들던 미래전략위 관련 일부 사업은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제주 관광 뉴딜 과제 발굴과 관광브랜드 구축이 시급하다'는 도의회의 지적에 따라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일부 포함됐다.

제주의 미래 관광정책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김승배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현재로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관광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방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제주 관광 수용태세 개선, 제주 관광 멤버십 프로그램 등을 하나씩 도입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트레블 버블'(Travel Bubble·비 격리 여행 권역)이 제주에 우선 검토될 수 있도록 건의하는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블 버블이란 방역 우수 국가 간에 일종의 안전 막을 형성해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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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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