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일색…고령의 학계·법조계·경찰 출신으로만 구성
자치경찰위 "위원들 결격사유는 없다"…오후 출범식 예정
경남자치경찰위 출범부터 삐걱…경남지사 후원회장이 위원장
오는 7월 자치경찰제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경남에서 자치경찰위원회(이하 자치경찰위)가 닻을 올린다.

그러나 위원회를 이끌어 갈 위원들의 구성을 두고 출범 전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경남도는 10일 오후 경상남도 자치경찰위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1국 2과 5담당 규모 자치경찰위는 도지사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일반·경찰공무원을 포함해 25명으로 운영한다.

위원장과 사무국장은 정무직 공무원이다.

위원은 상임 2명·비상임 5명 등 7명으로, 임기는 3년이다.

위원들은 자치경찰 사무와 관련해 임용·인사·감사·평가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문제는 위원들의 구성을 두고 나왔다.

위원은 도지사 지명 1명, 도의회 추천 2명, 위원추천위원회 추천 2명, 국가경찰위원회 추천 1명, 교육감 추천 1명으로 꾸려졌다.

먼저 김경수 도지사가 지명한 김현태(69) 전 창원대 총장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전 총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이던 김 지사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했다.

김 지사 당선 뒤에는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의 임명 및 결격사유를 명시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경찰법)' 제20조 4항("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초부터 김 전 총장의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됐지만, 그는 이날 위원장 발령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총경 출신 윤창수(64) 위원에 대해서도 부적절 논란이 인다.

그는 경찰 퇴직 뒤 한 대형건설사 임원으로 들어갔다.

해당 건설사가 창원 시내 각지에서 시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등 업무를 맡았다.

윤 위원이 위원으로 추천받을 당시에도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의 위원으로는 황문규(51) 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판사 출신 고규정(63) 변호사, 김주열(60) 변호사, 김진혁(52)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 경정 출신 한규학(65) 도경우회 부회장이 있다.

위원들이 남성 일색으로만 구성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법 제19조 2항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은 특정 성(性)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원 중 1명은 인권 문제에 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19조 3항 역시 공수표에 그쳤다.

이뿐만 아니라 위원의 연령대 역시 모두 50∼60대로 고령인데다 학계·법조계·경찰 출신 인사로 편중된 점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법상 위원 구성을 시·도의회 추천 2명, 국가경찰위 추천 1명, 시·도교육감 추천 1명,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 추천 2명, 시·도지사 지명 1명으로 하도록 정한 경찰법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부터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최근 이를 우려하는 논평을 냈다.

경남도당은 "위원장에 도지사와 관련된 인물이 위원장으로 선임된다면 정치적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고, 이는 도지사가 나서서 자치경찰의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제주의 경우 공무원 1, 경찰 2, 교육계 1, 법조계 1, 시민단체 1, 언론계 1 등으로 다양한 직군과 남성 5명, 여성 2명의 성비로 위원회를 구성해 이달 출범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원 구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자치경찰위 출범을 늦추더라도 자치경찰위 구성에 여성과 인권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다양한 직업군과 성별로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위원들이 법상 결격사유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관별로 추천을 받은 인사로 위원을 구성하다 보니 이렇게 명단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