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등 곳곳 북적…방역수칙 준수 미흡도
황사 걷히자 상춘객들 야외로…"외출하기 좋아요"
사건팀 = 일요일인 9일 오후 미세먼지가 걷히고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자 서울 내 한강과 공원 등에는 완연한 봄 정취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대다수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모습이었지만, 감염 위험이 낮은 야외라고 생각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께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선 나무 그늘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공원 산책로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와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녀 둘을 데리고 외출한 박모(36)씨는 "어제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 외출을 못 하다 오늘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해서 나왔다"며 "날씨가 너무 좋은 오늘이 외출하기에 딱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잔디밭에서는 자거나 간식을 먹겠다며 둘러앉은 사람 중 일부는 '턱스크'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기기도 했다.

마스크를 벗고 돗자리에 앉아있던 한 시민은 "가족끼리 얘기하는 것이라 괜찮다"며 "싸 온 음식을 마스크를 끼고 먹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같은 시각 서대문독립공원에서도 주민들이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서는 노인들 30여명이 모여 바둑에 열중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지만, 바둑 구경을 하는 사람까지 5명 이상이었다.

지팡이를 짚은 채 바둑을 구경하던 김모(87)씨는 "코로나19로 복지관이 문을 닫아 갈 곳이 없어 노인들이 공원으로 몰린다"며 "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나와 간격을 띄우라고 수시로 말한다"고 말했다.

자녀 셋과 함께 이 공원을 찾은 최정희(39)씨는 "어제 황사가 외출도 못 하고 부모님께 안부 전화만 드렸다"며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아 아이들과 함께 나와 있다"고 말했다.

황사 걷히자 상춘객들 야외로…"외출하기 좋아요"
비슷한 시각 반포 한강공원에도 연인과 친구,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모였다.

텐트 수십 개가 공원 가득 세워졌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 마스크를 벗고 치킨과 맥주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간이 의자를 설치해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있었다.

5명이 한 돗자리에 앉아있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 4명과 담소를 나누던 이모(19)양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오랜만에 모인 만큼 다 같이 놀고 싶어서 같이 앉았다"며 "단속할 때만 잠깐 헤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를 지키며 대면 모임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드게임 동호회 회원 권모(28)씨는 "계속 줌으로 만나다 2년 만에 모임을 했다"며 "동호회 회원 12명이 실내에서 함께 모일 방법이 없어서 4명씩 나눠 2m 간격을 두고 앉았다"고 말했다.

권씨는 "어제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운이 좋게도 날씨가 좋아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