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건축 승인 절차에 시간 소요"…행정심판 청구 등 반발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조성 지연"…연수구, 9억원대 세금 징수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추진 중인 인천 송도캠퍼스 조성 사업이 지연되면서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9억원대의 세금을 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 연수구는 한국외대(학교법인 동원육영회)를 상대로 9억7천만원 상당의 과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연수구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2017년 초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97-1 일대 4만3천㎡ 규모의 학교용 부지를 취득한 뒤 이듬해까지 공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연수구는 해당 부지가 고유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당초 면제했던 2017∼2018년도 재산세와 지방교육세 등 9억7천만원을 한국외대에 부과했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학교와 외국 교육기관이 본래 용도에 맞게 부지를 사용할 경우 재산세 등을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재산이 그 목적에 직접 사용되지 않을 때 면제된 세금을 다시 추징 조치할 수 있다.

한국외대는 송도캠퍼스 부지를 수익 사업 등에 사용하지 않았고, 조만간 학교시설을 건축할 예정이었다며 연수구의 과세 조치에 반발했다.

또 토지 소유권 취득 후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데다가 건축 승인 절차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공사가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한국외대는 과세에 불복해 2018년 감사원 심사 청구를, 2020년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를 각각 제기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연수구에 9억7천만원의 세금을 그대로 납입했다.

이후 연수구의 부당한 과세(2018년도 지방세)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까지 청구했으나 지난 4일 패소했다.

이와 별개로 2017년도 지방세에 대한 행정심판도 청구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방세 면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추가로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납입한 세금 9억7천만원의 3∼4배에 이르는 종부세까지 낸다면 모두 40억원대의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한국외대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송도캠퍼스 개발 사업에 착수하고 나서야 '과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 2월에는 외대국제교육센터 건물이 들어선 상태다.

한국외대는 지난해 말 송도캠퍼스 개발사업과 관련해 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앞으로 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는 과세 과정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착공 상태의 토지에 종합합산 세율을 적용해 정당한 세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이와 비슷한 과세 분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앞서 연수구는 연세대학교가 송도의 학교용 부지를 임대사업에 활용한 부분에 대해 23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또 롯데송도쇼핑타운이 추진 중인 롯데몰 송도 건립 공사가 6개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10억원대 재산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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