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농가 출하 포기, 비닐하우스에 쌓인 카네이션 안타깝게 폐기
청탁금지법 후 타격, 코로나19 속 수입 물량 늘어 농가 고사 위기

5월에 버려지는 카네이션…수입물량 폭탄·수요감소로 농가 눈물
"카네이션 농사만 48년인데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입니다.

보일러 유지비도 나오지 않겠어요.

"
7일 국내 최대 카네이션 주산지로 꼽히는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한 농가.

5월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카네이션 수요가 많은 시기라 평소 같으면 분주해야 할 농가는 한산했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대체로 텅 비었고, 그나마 라디오 소리 등 인기척이 있던 하우스 안에서는 카네이션을 버리거나 정리하고 있었다.

농가에서 만난 김순연(69) 씨는 "외국에서 카네이션 수입이 늘면서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 없어 출하를 포기하고 그냥 버린다.

정말 비통하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에는 전날부터 버린 붉은 카네이션 수천 송이가 가득 놓였다.

김 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폭락한데다 올해 콜롬비아, 중국 등 해외 수입 물량이 많아 한번 내려간 가격이 복구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양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센터 기준 2019년 4월 국내산 카네이션 1단(10∼20송이)은 평균 7천365원에 거래됐다.

5월에 버려지는 카네이션…수입물량 폭탄·수요감소로 농가 눈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로 5천353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황이 조금 나아져 6천원(6천773원) 선을 회복했지만 김 씨 등 농민이 수익을 내려면 아직 부족하다.

김 씨는 900평(0.297㏊) 비닐하우스 한 달 보일러 유지비 130만 원도 벌기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농가에서 만난 이삼수(51) 김해카네이션연구회장도 "2012년부터 해외 카네이션이 많이 들어와 가격 방어가 되지 않아 업을 접고 다른 일을 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몇 해 전 청탁금지법 시행 후 위기가 한번 오더니, 해외 물량 증가로 더 큰 위기가 왔다며 정부 등에서 대책 마련을 꼭 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는 "가격이 내려간 것도 힘들지만 국산보다 색이 밝지 않고 수명이 짧은 중국산 카네이션을 한국산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t에 따르면 올해 4월 중국, 콜롬비아 등 수입한 카네이션은 1천650만 송이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28%가량 증가한 수치다.

5월에 버려지는 카네이션…수입물량 폭탄·수요감소로 농가 눈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