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여자교도소 설계 맡은 백진 서울대 교수 발표
"교정시설, 양적 확충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필요"
교정시설 내 감염병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과밀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정시설의 양적인 확충뿐만 아니라 질적인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6일 정부과천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교정시설 코로나19 감염방지와 인권개선 방안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회는 법무부가 신축 예정인 화성여자교도소 설계 경과와 계획을 소개하고 인권친화적인 교정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렸다.

백 교수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구조상 원인으로 ▲ 수용동 간 계단·엘리베이터 등의 명확하지 않은 분리 ▲ 수용동 내 열악한 통풍·환기 ▲ 1·3·5인실이 한 층에 혼재하는 구조 등을 꼽았다.

그는 "110%에 달하는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은 수용시설 신축·증설이라는 양적 접근에 치우쳤다"며 "적정한 면적 확보·효율적인 설계 등 질적인 접근을 통해 성공적인 사회복귀와 재범률 감소를 이끌어내야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성여자교도소 설계안과 관련해 ▲ 코호트 격리가 가능한 구조 ▲ 수용자·교도관 간 동선 교차 최소화 ▲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 개선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계획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용구 법무부 차관, 이영희 교정본부장 등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화성여자교도소를 어떻게 짓느냐의 문제는 여러 상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한국 사회의 수용시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고, 수용자들의 인권과 존엄성 문제가 재조명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국정농단 사건으로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도 언급했다.

최씨는 지난달 한 언론사와 서면 인터뷰에서 "얼마 전 법무부 장관이 왔는데, 막상 방문해서는 방 1∼2개만 스치듯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지난번에 청주여자교도소를 다녀왔는데, 기사를 보니 거기 수감된 최모씨가 '(장관이) 대충 다녀갔다'는 주장을 했다"며 "대충대충 다녀오지 않았다.

재소자들의 직업훈련 모습을 보고 직원들과의 간담회도 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