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건조비 50억원 선지급 무산…다음 달 배 규모 등 결정
백령도 새 대형여객선 도입 다시 원점…연구용역 착수
2년 뒤 대형 여객선 운항이 끊길 위기에 놓인 인천∼백령도 항로에 새 선박을 투입하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선박 건조비 50억원을 먼저 지원해 달라는 한 선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5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현재 인천∼백령도 항로에서 2천71t급 하모니플라워호를 운항하는 에이치해운은 올해 초 이 항로에 새로운 대형 여객선을 투입해 운영해 보겠다고 옹진군에 제안했다.

에이치해운은 대형 여객선 운항 조건으로 옹진군이 약속한 10년간 120억원의 지원금 가운데 선박 건조 비용으로 50억원을 먼저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검토 결과 선박 건조 비용을 먼저 지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옹진군 관계자는 "50억원 선지급 제안을 받고 관련 법령을 검토했으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옹진군은 향후 10년 동안 총 12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인천∼백령도 항로에서 대형 여객선을 운항할 선사를 모집했으나 1년간 응모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이번에 에이치해운의 제안마저 무산됨에 따라 옹진군은 백령도행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 용역을 시작했다.

옹진군은 인천연구원에 의뢰한 '대형 여객선 도입 지원 사업 추진 방안 연구용역'이 이달 중에 마무리되면 늦어도 다음 달에는 대형 여객선의 규모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옹진군은 하모니플라워호를 대신해 2023년부터 인천∼백령도 항로에서 운항할 대형 여객선은 40노트(시속 74㎞) 이상의 속력을 내는 최소 2천t급 이상의 카페리 선을 고려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3천t급 이상은 2천t급과 결항률은 큰 차이가 없는데 유류비 등으로 인한 사업성은 크게 떨어져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중고 선박을 투입할지, 새 선박을 들여올지를 결정하고 규모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백령도 항로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플라워호는 2012년에 처음 투입됐다.

이 대형 여객선은 1998년에 만든 중고 선박으로 2023년이면 선령이 25년이나 된다.

해운법상 선령 25년 이상 선박은 사고 우려로 더는 운항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