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로펌, 회계법인과 손잡은 이유… 'ESG 경쟁력 강화'
국내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이 손잡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팀’ 연합전선 구축에 나섰다. 기업 컨설팅 분야에서 경쟁 관계인 로펌과 회계법인이 협업하는 건 이례적이다. 광범위하고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ES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대형 로펌, 회계법인과 손잡은 이유… 'ESG 경쟁력 강화'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ESG 전담팀을 출범하고 전문기관들과의 연합체계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와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뷰로반다익, 대형 회계법인과 공동으로 기업들의 ESG 컨설팅에 나서기로 했다. 바른은 최근 두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와의 제휴를 통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통합인증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정보회사인 뷰로반다익과 제휴를 맺으면 무디스의 글로벌 기업 ESG 데이터와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ESG 법률 분쟁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중 한 곳과의 협업도 막바지 조율 중이다. 협업이 성사되면 로펌과 회계법인이 ESG 공동 대응에 나서는 첫 사례가 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 컨설팅 부문, 특히 ESG 분야에서 로펌과 회계법인은 경쟁 관계에 있다”며 “두 업체가 손잡는 건 그만큼 ESG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바른의 ESG 대응팀에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현웅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가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이와 함께 박성근(26기), 박성호(32기), 백창원, 정경환(이상 33기), 김도형, 변상엽(이상 34기), 정상태(35기), 백광현(36기), 김미연(39기), 김준규(로스쿨1기) 변호사, 김유 미국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바른은 회계법인과의 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달 ‘ESG 연합 대응팀’을 출범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ESG가 국내 경영계에 가장 큰 화두로 등장하면서 바른뿐 아니라 상당수 로펌들이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10대 로펌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대부분 ESG 전담팀 구성을 마쳤다. 환경, 에너지, 노무 등 다양한 분야의 비법조인 전문가 영입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바른 관계자는 “바른은 오랜기간 내부감사, 경영권분쟁, 준법경영과 관련한 소송 및 자문을 맡아오며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G(지배구조) 분야에 대한 종합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회계법인 등 다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결과적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확보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