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사안 판단해 이례적 현장 조사…경찰 중간고사 뒤 수사 착수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 학생이 1년 가까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충북도교육청이 이례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도교육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 학교를 찾아 현장 조사 중인 것으로 3일 파악됐다.

통상 학교폭력 사안은 학교 자체 조사를 토대로 교육지원청이 학교폭력심사위원회를 열어 피해 학생 보호 방안, 가해 학생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학교폭력에 수차례 자살시도" 국민청원…충북교육청 직접 조사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피해 부분은 제천교육지원청이 조사하고, 본청은 학교 측의 대응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학교 측이 폭력·괴롭힘을 인지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거나 축소·무마하려 한다는 취지의 국민청원에 주목해 직접 조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 가족인 청원인은 지난 1일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년 2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폭행·괴롭힘이 시작돼 지난달 23일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들이 지난겨울 (제 아이에게) 제설제와 눈을 섞어 먹이고 손바닥에 손소독제를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얼음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3학년이 돼서는 둔기로 다리를 맞아 전치 5주의 근육파열 진단을 받았고, 제 아이가 소금과 후추, 돌, 나뭇가지를 넣은 짜장면을 먹지 않자 머리를 둔기로 때려 전치 3주의 뇌진탕 피해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에 수차례 자살시도" 국민청원…충북교육청 직접 조사
청원인은 당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난달 23일 가해 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피해 사실을 알았다"며 "아이가 폭력과 괴롭힘에 너무 힘이 들어 자살 시도까지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해당 청원글은 사전 동의가 완료돼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1만5천가량 청원동의했다.

피해 학생의 가족은 지난주 5명의 가해 학생을 특정해 제천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번 주가 이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아직 고소인 및 피해 학생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천경찰서 관계자는 "부모의 요구에 따라 중간고사가 끝나는 대로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입건 여부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