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독 통일 상징으로 2015년 설치…독일 요구에 반환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독일 정부가 2015년 코레일에 무상 임대해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 설치됐던 '미군 우편 화차'가 6년 만에 독일로 돌아갔다.

파주 도라산역 전시 '미군 우편 화차' 6년만에 독일로
1일 파주시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과 경기도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통일한국에 대한 염원과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2015년 10월 도라산역에 '통일로 가는 플랫폼'을 개장했다.

국토교통부, 통일부, 파주시, 군 1사단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성한 통일플랫폼은 도라산역 1번 승강장 남쪽 240㎡ 공간에 남북철도 복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통일을 기원하는 다양한 테마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동·서독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냉전시대 동·서독 양쪽을 오갔던 미군 우편 화차, 2007년 12월부터 1년간 남북 간 물류 수송을 위해 개성공단까지 실제 운행했던 화물화차, 유라시아 횡단철도 노선도, 사진 유품, 국민의 통일 염원 메시지 등 통일과 남북철도 연결의 상징적 조형물들로 꾸며졌다.

당시 개장식에는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참석했으며 이후 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이 열차를 보며 한반도 평화 통일을 기원했다.

하지만 독일은 올해 2월 '전 세계에 3대밖에 없는 문화재급 유물이니 열차를 다시 돌려달라'고 코레일에 반환 요청을 했다.

이에 코레일은 지난달 20일 미군 우편 화차 철거 작업을 마치고, 현재 해상 운송편을 통해 이송 중이다.

독일 현지에는 다음 달 초 도착 예정이다.

우편 화차가 파주에 설치될 때는 독일 정부가 이를 영구적으로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가 2018년 경기도 공식 블로그에 올린 홍보 글에도 '독일 정부가 영구 기증했다'고 돼 있다.

코레일은 이 내용이 와전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2015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미군 우편 화차를 빌려 썼다.

이후 독일에 재사용을 요구해 올해 2월까지 전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2015년 당시 독일에서 화차를 무상으로 빌려 쓰는 조건이었다"며 "화차를 제외한 베를린 장벽과 각종 전시물은 영구적으로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우편 화차와 관련, 코레일이 담당한 것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다만 통일의 상징물이던 미군 우편 화차가 독일로 돌아간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