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당 4명씩 후보 추천…이성윤, 표 적어 초반에 탈락
차기 검찰총장 4파전…위원들 "외압 막아줄 총장돼야"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이 29일 드러났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각종 리스크 탓에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이하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시간가량 회의한 끝에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24기)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위원들은 각자 4명씩 추천했다.

일단 표가 적게 나온 사람을 배제하고 표가 많이 나온 사람 위주로 해서 남은 인사 중 재추천하는 방식으로 후보군을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 가운데 이성윤 지검장을 추천한 인사는 처음부터 적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후보군 압축 과정에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고 한다.

위원 중 상당수는 검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있고, 정치적 외압을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총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내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 이정수 검찰국장도 원론적 입장만 이야기하고 특정 인물을 거론하진 않았다고 한다.

위원장을 맡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역시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만하게 합의가 잘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차기 검찰총장 4파전…위원들 "외압 막아줄 총장돼야"

검찰 내에선 후보로 꼽힌 4명 중 김오수 전 차관이 현재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법연수원 20기인 김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내리 차관으로 보좌했고, 2019년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군에도 올랐다.

검찰을 떠난 뒤엔 청와대가 감사위원 후보로 꼽기도 했다.

이성윤 지검장보다 선배 기수인 점도 유리한 요소다.

검찰 안팎에선 다음 인사 때 이 지검장이 유임하거나 고검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그동안 방패 역할을 해준 이 지검장을 인사로 챙겨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검장의 선배를 총장에 두는 게 여러모로 모양새가 낫다는 얘기다.

다만 총장 기수가 역으로 올라가면 전체적인 인사 요인은 줄어들게 된다.

구본선 광주고검장은 다크호스로 부상 중이다.

구 고검장은 인천 출신으로 정치색이 강하지 않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기획통이며, 2012년부터 2년 넘게 대검 대변인을 맡아 대외 관계도 좋다.

현 정부 들어 검사장·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사법연수원 시절의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23기인 구 고검장이 총장에 앉으면 동기 고검장들은 대부분 옷을 벗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선 임기 말 대규모 검찰 인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김 전 차관의 대항마로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수가 가장 낮지만 4명의 후보 중 조직 내 신망이 가장 두터운 인물로 꼽힌다.

윤석열 전 총장을 대신해 3차례나 직무대행을 하면서 리더십, 법무부와의 갈등 중재력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의 발탁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배 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이성윤 지검장에 앞서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총괄하며 정권 눈 밖에 났다는 평가다.

후보군의 출신만 보면 호남과 영남, 수도권으로 다양해 추천위가 후보군의 구색을 갖췄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한 위원은 "지역 안배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지검장의 탈락을 놓고서는 검찰 내에서 "상식적인 판단"이라는 반응이다.

이 지검장은 조국 전 장관 수사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등 민감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검찰 조직 내에서 신망을 크게 잃었다.

최근엔 김학의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로 조사를 받아 기소 위기에까지 놓였다.

이 때문에 임기 말 정부 입장에서도 이 지검장을 총장에 앉히는 건 부담스러울 거란 관측이 많았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총장후보 추천위에 친여권 성향의 위원들이 많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위원들이 보기에도 이 지검장은 너무 부담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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