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인사 아냐…지원자 식별할 수 없도록 블라인드 처리해 채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해직 교사를 부당하게 특별 채용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적 가치 실현에 높은 점수를 받은 대상자를 채용한 것"이라며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조희연 "'해직 교사 특채' 적법…민주화 가치 실현 대상자 채용"(종합)

◇ "감사원 결정에 유감…재심의 신청할 것"
조 교육감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감사 내용을 반박했다.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을 특정해 관련 부서에 특별채용을 검토·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 중 1명은 같은 해 6월 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단일화해 선거운동을 도운 인물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담당자와 담당 국·과장, 부교육감이 특채의 부당성과 특혜논란 우려를 들어 특채에 반대하자 조 교육감은 실무진의 검토·결재 없이 특채 관련 문서에 단독 결재해 채용을 강행했다.

조 교육감은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위원들과 교원단체로부터 교육의 민주화 및 정치적 기본권과 관련해 해고된 교사들의 특별 채용 요청이 있었다"며 "두 차례에 걸쳐 변호사 7명에게 특채에 관한 법률 자문을 받았고 모든 변호사로부터 적법하다고 회신받았다"고 주장했다.

부교육감 등이 특채에 반대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부교육감 및 국·과장은 법률 자문을 통해 특별채용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했으나 이전의 특별채용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인해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며 "교육감은 해당 공무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이들의 동의를 얻고 결재란 없이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의 지시를 받은 교육감 비서실 소속의 A씨가 심사위원회 구성, 서류·면접 심사 등에 부당하게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018년 특채는 법령 개정 이후 공개 경쟁 방식의 첫 사례로, 심사위원 선정방식 규정은 따로 정해진 바 없었다"며 "당시 국·과장은 본인들의 동의로 관련 업무 결재란에서 빠진 상태였으므로 해당팀 장학관은 2018년 9월부터 비서실장 업무를 수행한 A와 논의해 심사위원을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감사원은 감사위원회를 진행하면서 서울시교육청에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이번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재심의를 신청해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수사기관에 무혐의를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해직 교사 특채' 적법…민주화 가치 실현 대상자 채용"(종합)

◇ "특채 교사들, 정치적 중립 위반했지만 특채 취지에 부합해 채용"
조 교육감은 감사원이 지적한 것과 달리 "특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사위원들은 심사 배점 및 기준에 따라 2차 전형 대상자 14명의 공적을 심사했고 그 중 공적가치 실현에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 5명을 특별채용 대상자로 확정했다"며 "불합격자는 지원 자격 미달이거나 공적가치 실현의 정도가 합격자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강조했다.

5명을 특정해 특별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교육청은 "모든 것은 블라인드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블라인드 채용은 출신지,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등 불합리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한 직무 능력 중심의 채용 절차를 가리킨다.

해당 교사들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는데 이들이 조 교육감의 주장대로 '교육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지적에는 이민종 교육청 감사관이 "그들이 그러한 실정법 위반으로 교단을 떠난 것은 확인했으나 그것만 가지고 판단한 것은 아니고 그 전후 사정을 보고 결정한 것"이라며 "모두 당초 특채 취지에 맞게 채용됐다"고 답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미리 제공된 참고 자료 내용 이외에는 감사와 관련한 질의응답 내용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이 감사관이 관련 답변을 모두 대신했다.

특별 채용된 교사 5명 중 1명이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도운 이력이 있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이 감사관은 "교육감이 고심했으나, 특채 요건과 원칙에 맞는다면 굳이 선거에 나온 분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분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했다"며 "모종의 어떤 것도 없고 정정당당하게 심사하고 임용했다"고 해명했다.

조 교육감이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전임 문용린 교육감도 조연희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등 2명을 특별채용으로 복직시킨 바 있다"고 적은 것도 논란이 됐다.

문 교육감 때 복직된 교사들에 대한 특채는 곽노현 전 교육감 때 이뤄졌으며 임용만 문 전 교육감 시절에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감사관은 "곽 교육감이 특채 결정한 것을 교육부에서 임용 취소했고, 해당 교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며 "이후 교육부가 문 교육감에게 절차를 다시 밟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문 교육감이 심사숙고해 절차를 따로 밟지 않고 임용 취소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교육감이 과거 김대중 정부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전교조 등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특별채용을 지시한 바 있다"며 "그런 교육감의 이력 등이 작용해 해당 교사들의 채용을 유지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