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등 19개 단체 일본에 철회 요구…정부에 도쿄올림픽 불참 강조
육·해상 동시 규탄대회, 어선 200여척 함께 뱃고동 소리로 선상 시위
제2의 한산대첩 벌인다…어업인들 남해 이순신공원서 일본 비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국내 지자체, 어업인의 비판이 거세다.

통영시 등 19개 행정·어업·환경단체는 26일 통영 정량동 이순신공원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통영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에 방류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평화와 공존을 위한 제2 한산대첩을 벌인다는 '필사즉생(必死卽生·반드시 죽고자 하면 오히려 살아난다)' 각오로 이 장소를 택했다.

강성주 통영시장은 인사말과 규탄결의문을 통해 "우리 어업인과 시민사회는 물론 국제사회가 해양 방류를 반대했는데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공멸의 길'인 방류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안전, 어민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제2의 한산대첩 벌인다…어업인들 남해 이순신공원서 일본 비판
그러면서 "방류는 통영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를 위협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순신공원 앞 해상에도 통영지역 어선 200여 척이 모여 60초여간 '붕'하는 힘찬 뱃고동 소리를 시작으로 선상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원전 오염수, 통영 어민 다 죽인다', '바다가 원전 오염수 쓰레기통?' 등 일본 정부를 비판·규탄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어선에 부착했다.

통영 사량도와 욕지도에서도 어선 각 30척이 선상 시위에 나서 힘을 보탰다.

규탄대회 현장에도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의 해양 방류 결정 즉각 철회하라'고 일어와 영어로 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제2의 한산대첩 벌인다…어업인들 남해 이순신공원서 일본 비판
환경 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얼굴을 인쇄한 종이에 '방사성 물질을 반대한다'는 뜻이 담긴 메모를 입과 이마 등에 부착했다.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도 규탄 결의문을 통해 "우리 어업인들은 일본 정부 결정을 바다에 대한 핵 테러로 받아들인다"고 분노했다.

이들 19개 단체는 일본 정부는 원전 해양 방출 결정을 철회하고, 한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도쿄올림픽 불참, 국제 해양법재판소 제소 등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13일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일본 측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했고 이후 국내에서는 경남, 전남, 제주 등 지역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시위·규탄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제2의 한산대첩 벌인다…어업인들 남해 이순신공원서 일본 비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