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법 위헌소송 이끄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전 법제처장)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전 법제처장)가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임대차 시장을 작년 7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제·개정 이전으로 되돌려놔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0년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임대차 3법, 종합부동산세 등 문재인 정부의 ‘간판’ 부동산 규제에 대한 헌법소원 및 조세심판 절차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을 반(反)시장·반헌법적으로 규정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대표적 법조계 인사다. 그는 지난 10일 출간한 《헌법은 상식이다》라는 저서에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부동산 문제 등은 모두 ‘헌법적 상식이 제대로 지켜졌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그 상식을 지키기 위해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부동산 정책들은 위헌소지가 다분할뿐더러 전형적인 ‘편 가르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임대차 3법과 민간임대주택특별법(민특법) 등 민생과 직결된 법부터 제·개정 이전 상태로 돌려놓는다면 위헌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대차 3법 및 민특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지난해 9월 청구했다.

특히 임대사업자의 불만이 높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민특법의 최초 임대료 산정 문제, 보증보험 의무화 부분 등에 대한 위헌소지를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사건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임대차 3법과 민특법에 대한 헌재의 판단은 이르면 올가을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시작된 종부세 조세심판 절차는 아직 조세심판원 결정을 기다리는 단계다.

이 변호사는 “임대차 3법은 국민의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 민특법은 직업 선택의 자유와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국민과 국가 사이 신뢰보호 원칙 등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집권여당은 ‘표’를 위해 임대인과 임차인, 상위 1%와 나머지 99%를 갈라놓고 ‘내로남불’적인 행태마저 보였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월세상한제 시행 직전 임대료를 대폭 올렸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법 적용 대상이 상위 1%가 아니라 0.01%라고 하더라도 그 파급력은 모든 국민에게 미치기 마련”이라며 “가진 자와 아닌 자를 나누는 것은 정부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권이 임대차 3법 등을 통과시키고 박수치는 모습을 보고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도박장에서 게임을 이긴 뒤 박수치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야권도 강 건너 불구경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폐지법안, 개정안을 적극 발의하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나는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헌법학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정신의 핵심은 법치주의이고, 법치주의는 적법절차를 통해 구현된다”며 “그 테두리에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좋은 집에서 편히 살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지금 정부는 그 꿈을 깨고 있다”며 “사회의 역동성만 죽이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남정민/오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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