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압수수색 7개월 만에…
"3년前 토큰 팔며 상장 허위홍보"
피해 본 투자자들, 경찰에 고발

'보유지분만 1조원 이상' 추산
은둔의 '빗썸 실소유주' 결국 사기혐의 檢 조사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이모 전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45)이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전 의장은 3년 전 암호화폐인 ‘BXA 토큰’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 홍보를 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이 전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지난해 9월 빗썸을 압수수색한 지 7개월 만이다. 그는 2018년 10월 “빗썸 거래소에 상장한다”며 암호화폐 ‘BXA’를 판매한 뒤 실제로는 상장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 74%를 갖고 있는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 지분은 방송장비 제조업체 비덴트(34.2%)와 싱가포르 법인 DAA(30.0%), BTHMB(10.7%), 기타(25.1%)가 나눠 갖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이 중 싱가포르 두 법인과 기타 지분을 포함해 65%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장→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빗썸) 의결권을 절반 가까이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기 혐의는 이 가운데 BTHMB와 연관돼 있다. BTHMB는 이 전 의장이 2018년 빗썸을 매각하기 위해 성형외과 의사 출신인 김모 BK그룹 회장과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당시 이들은 매각 및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 BXA를 공개했다. “빗썸의 새 소유주 후보가 발행한다”는 소식에 BXA는 ‘빗썸 코인’으로 불리며 개당 150~300원에 총 300억원가량 판매됐다. 하지만 BXA는 이후 빗썸은커녕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다.

그러자 BXA 투자자 50여 명은 “빗썸이 BXA를 대대적으로 발행하는 것처럼 홍보해 피해를 봤다”며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을 특경법상 사기와 재산 국외 도피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고소했다. BXA는 현재 일부 해외 거래소에서 발행가 100분의 1 수준인 개당 4원에 거래된다.

경찰은 이 전 의장만 송치한 채 김 회장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BXA 투자 피해와 관련해 이 전 의장에게 책임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재산 국외 도피 혐의는 무혐의로 판단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빗썸코리아는 매출 2185억원, 영업이익 149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68.3%에 달한다. 빗썸 관계자는 “BXA 사건은 빗썸과 무관하다”며 “이 전 의장은 회사 경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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