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야영 막히자 차박족도 늘어…주민 "무단 투기 많아"
코로나19 여파에 캠핑객 늘어난 인천 섬…쓰레기에 몸살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사는 주민 김남길(63)씨는 지난 19일 오전 무의도를 찾았다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섬 남쪽에 있는 항구인 광명항의 주차장 한쪽 편이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뒤덮여 있어서다.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업체가 쓰레기를 커다란 포대에 담아 트럭에 실어 갔지만 각종 페트병과 캔,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 스티로폼이 뒤엉켜 있던 자리에서는 연신 악취가 풍겼다.

김씨는 "대부분 캠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인데 100ℓ 포대로 담아도 수십 개가 나온다고 한다"며 "해변과 가까워 오염 가능성이 더 큰데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캠핑객이나 차량에서 숙박하는 이른바 차박(車泊)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천 섬들이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서울 근교의 유명 차박지로 알려진 무의도의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해 350여t으로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2019년 4월 잠진도와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개통된 이후 섬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다리가 놓인 뒤 무의도를 찾은 차량은 봄·여름철(4∼8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2천663대에 달해 대교 개통 이전보다 9배가량 늘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수욕장 내 야영이나 텐트 설치를 비롯한 캠핑이 금지되면서 주차가 가능한 차박지의 쓰레기 무단 투기가 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무의도에는 이용 비용이 따로 없는 공영주차장이나 노지에 구획만 해 놓은 임시 주차 공간이 있어 이곳 일대에서 차박을 하는 행락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광명항이나 하나개 해수욕장 인근이다.

현행법상 휴식이나 행락 중 발생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버리면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되지 않은 무의도에는 무단 투기 감시용 폐쇄회로(CC)TV가 따로 없어 현장 적발도 어려운 상황이다.

무의도 내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는 인천시 중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수욕장 출입이 막히다 보니 노지에서 차박이나 캠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공영주차장에는 주차 관리용 CCTV를 설치해 장기 주차나 캠핑 차량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캠핑객 늘어난 인천 섬…쓰레기에 몸살

이처럼 섬을 찾는 행락객들이 늘어난 탓에 캠핑족이 즐겨 찾던 중구 용유도 선녀바위 해변은 지난 15일부터 캠핑을 비롯해 취사·야영이 모두 금지됐다.

지난 2월부터 산림청으로부터 관리 권한을 넘겨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생활쓰레기 무단 투기로 인한 해변 오염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또 현장에 상주하는 관리인을 1명 채용해 해변에서 캠핑이나 차박을 하면 즉시 계도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구는 무의도 내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7월로 예정된 쓰레기 종량제 도입과 함께 CCTV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지금은 섬 안에 동별로 대형 수거함을 놓고 가득 차면 운반업체에서 가져가는 방식인데 종량제로 바뀌면 아무래도 무단 투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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