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현재 정부 기준으론 코로나19 백신 사망 인과성을 입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포괄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집 회장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백신 연관 사망, 중증의 질병, 장애 등에 대해 신속한 치료와 포괄적 보상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만에 하나 통상 범위를 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충분히 보상한다는 점을 믿고 안심하고 백신 접종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현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기본 방침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약속과 다르게, 백신과 질병, 사망, 장애 등과의 인과성 입증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질병관리청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망에 대한 예산으로 4억 5000만원 만을 책정해 놓은 데에는 바로 위와 같은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의 인과성이 입증되었을 때에만 사망 보상금 4억 3700만원을 지급하는데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성을 정부 기준대로 엄밀히 입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따라서 얼마의 사망자가 발생하든 1명의 예산만 확보해 놓으면 사망 보상금으로서는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라며 "현재 2021년 4월 21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 후 사망자 51인 중 인과 관계를 정부 피해조사반이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연관 질병, 장애, 사망 등에 대해 그 인과성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신속한 보상을 제공하고 그보다 먼저 신속한 치료와 의료비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국민의 백신 접종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 수 있고 지금 백신을 전 국민에 접종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다음은 입장문 전문.

[ 백신 연관 사망, 중증의 질병, 장애 등에 대해 신속한 치료와 포괄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

어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중증의 질병, 장애, 사망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신속한 치료와 치료비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인과 관계의 입증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포괄적 보상을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습니다.

“만에 하나 통상 범위를 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충분히 보상한다는 점을 믿고 안심하고 백신 접종에 임해주길 바란다”

“가벼운 통증부터 심각한 부작용까지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일부 있다” “그런 경우 우리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개인이 피해를 일방적으로 입게 되는 일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현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 병발, 사지마비를 겪고 있는 40대 간호조무사 출신 여자 환자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엄청난 의료비를 가족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만약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본 사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백신 접종과 질병과의 인과성을 입증하는 데에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며 아마도 인과성 입증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즉 인과 관계를 입증해야 국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인과성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정부의 기본 방침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약속과 다르게, 백신과 질병, 사망, 장애 등과의 인과성 입증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망에 대한 예산으로 4억 5천만을 책정해 놓은 데에는 바로 위와 같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의 인과성이 입증 되었을 때에만 사망 보상금 4억 3700만원을 지급하는데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성을 정부 기준대로 엄밀히 입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따라서 얼마의 사망자가 발생하든 1명의 예산만 확보해 놓으면 사망 보상금으로서는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입니다.

현재 2021년 4월 21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 후 사망자 51인 중 인과 관계를 정부 피해조사반이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청년, 중장년층에서 혈전 부작용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발열과 전신통 등 접종 후 대개 하루 이내 나타나는 부작용은 기존의 백신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빈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백신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백신 연관 질병, 장애, 사망 등에 대해 그 인과성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신속한 보상을 제공하고 그보다 먼저 신속한 치료와 의료비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국민의 백신 접종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 수 있고 지금 백신을 전 국민에 접종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백신 접종과 백신 접종에 이은 사망, 질병, 장애 등의 인과성 인정에 사용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최소한 아래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인과성을 인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법원 판례 선고2017두52764에 따르면, 예방접종과 장애 등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 위한 증명의 정도는 아래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1. 예방접종 피해보상 책임은 국가의 무과실 책임.
2. 예방접종과 장애 등의 인과 관계가 의학적, 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추단하여 증명.
3. 시간적 밀접성이 있고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추론이 불가능하지 않으면 됨.
4. 장애 등의 원인이 원인불명이거나 다른 원인이 아니라는 정도의 증명으로 족함.
최근 법원 감정에서도 이를 준용하여 인과관계 있음으로 감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다시 강조할 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만 60세 이상에서만 접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60세 이상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이환되는 비율이 높고 사망률도 청년, 중장년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 한편 현재 문제 되고 있는 혈전증의 발생 확률은 청년층, 중장년층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그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에 비해 매우 크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21년 4월 23일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