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수사 쟁점화로 반전 시도…'기소 시간끌기' 지적도
수원지검, 대검에 수사심의위 직접 요청…자신감 드러내
이성윤의 반격?…수사자문단·심의위 소집 신청 배경은(종합)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꼽히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결백을 주장해온 이 지검장이 소환 조사에 이어 기소 압박이 높아지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를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사자문단이나 수사심의위에서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수원지검 수사팀과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다면, 수사팀의 부담이 커지는 반면 이 지검장 입장에선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 측은 이날 수사자문단·심의위 소집을 신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주된 이유로 언론 보도를 통해 높아지는 기소 압박을 언급했다.

이 지검장 측은 입장문에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 검사장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보도할 뿐만 아니라 안양지청의 특정 간부에게 전화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수사 내용까지 상세히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했다.

검찰 수사팀에 대해서도 "보도 내용은 수사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으로, (수사팀이)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 측은 수사팀이 "오로지 이 검사장만을 표적 삼아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도 염려된다"며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이 지검장은 외압 행사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수원지검 수사팀의 소환조사 요구에 불응해왔다.

그러다 수사팀이 대검에 불구속기소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인 지난 17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 자신에 대한 기소 결정을 늦추기 위해 수사자문단·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자문단이나 수사심의위 모두 법령에 정해져 있는 절차지만 이제 와서 신청한다는 것은 총장 후보자 추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수사자문단은 중요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해 검찰총장이 소집하는 자문기구로 현직 검사와 대학교수 등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겨 평가하는 기구다.

각 검찰청에 설치된 검찰시민위원회가 부의심의위원회를 거쳐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수사심의위로 넘긴다.

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는 신청 후 소집 여부를 판단해 소집이 결정되면 결론이 나올 때까지 통상 2∼3주 이상 걸린다.

이에 수원고검은 '사건 관계인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는 경우 대검 수사심의위 부의 여부 결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이날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직접 요청했다.

이는 수원고검이 이 지검장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시간 끌기' 전략으로 보고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지검장 뜻대로 수사심의위가 열리더라도 충분히 기소의견이 채택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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