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면책 특권' 안하무인 벨기에 대사 부인 처벌 방법은?

현직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일로 시끄럽다.

22일 공개된 당시 CCTV 영상에는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가 신발을 신은 채 옷을 입어본다거나 자신을 쫓아와 옷의 구매 여부를 확인한 직원 B 씨에게 삿대질하고 이를 말리는 C 씨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다.

A 씨는 당시 해당 옷가게에서 여러 벌의 옷을 입어보다 구매하지 않고 약 1시간 여 만에 나갔다.

A 씨가 매장 내 옷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던 탓에 오해한 직원 B 씨는 그를 따라 나가 옷의 라벨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A 씨에게 사과했지만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한 것에 화가 난 A 씨는 매장으로 다시 돌아와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C 씨는 A 씨에게 뺨을 맞았다.

폭행 사실도 논란이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대사 부인이라는 사회적 지위에 맞지 않는 그의 안하무인 행동이다.

영상에는 A 씨가 흰 바지를 시착하며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바짓단에 발을 넣는 모습이 담겼다. 상식적으로 구매 여부를 떠나 매장 내 의류를 입어볼 때는 최대한 오염이 되지 않게 신경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찰은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대사관 측에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A 씨 측은 면책특권을 앞세워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패트릭 엥글베르트 주한벨기에대사관 공관 차석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대사 부인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할 것을 권고하고, 국민 정서를 고려한 사과나 유감 표현이 사태 해결에 도움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은 신은 상태로 매장 내 흰 바지를 입어보는 벨기에 대사 부인 _ 출처 CCTV

신발은 신은 상태로 매장 내 흰 바지를 입어보는 벨기에 대사 부인 _ 출처 CCTV

그렇다면 외교관면책 조항으로 인해 A 씨를 처벌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경닷컴에 "양국의 상호 우호를 위해 외교관면책을 규정하고 있지만 여기에 더해 41조에서는 당사국 법령존중 의무와 32조에서는 재판권면제 포기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상호우호를 위해 만들어진 면책특권을 주장하기보다는 당연히 대한민국 법령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벨기에는 대사가 가지고 있는 엄중한 책임을 고려해 양국의 우호 관계가 어긋나지 아니하도록 재판권면제 포기를 통해 대사 부인의 행동에 대해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주권이 실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폭행죄로 볼 수 있다. 이는 반의사불벌죄다"라며 "대사 부인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과하고 피해자의 정신적 육체적 손해를 배상한다면 피해자 측에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사법당국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되면 외교관면책특권을 사용할 때와 똑같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된다"고 조언했다.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은 피해자인 옷가게 점원과 가족이 볼이 부은 사진과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뺨을 맞은 피해자인 옷가게 점원과 가족이 볼이 부은 사진과 폭행 당시 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이태원 호텔주점에서 뉴질랜드 사업가 두 명이 종업원에게 추근대다, 제지하는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함께 있던 뉴질랜드 영사는 출동한 경찰을 떠밀고 순찰차를 걷어찼지만 면책특권을 내세워 모두 풀려났다.

그러나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영사가 한국 경찰의 조사를 받도록 특권을 박탈한 뒤 이렇게 말했다.

"뉴질랜드에 있는 사람들(다른 나라 외교관)이 올바르게 행동하기를 바라듯, (우리 외교관도) 다른 나라 법에 따라 책임지게 해야 합니다."

승재현 연구위원은 "벨기에에서 대사부인 면책특권 박탈도 가능하다"라며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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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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