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택시기사 최모씨가 지난 7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택시기사 최모씨가 지난 7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급차를 상대로 사고를 내 이송 중이던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택시기사에 대해 경찰이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택시기사 최모(32) 씨의 여러 혐의 중 살인 혐의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론 짓고 서울경찰청 및 수사심사관 등과 협의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며 10여분간 앞을 막아선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의 폐암 4기 환자는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상태가 악화해 숨졌다.

이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이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며 글을 올리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환자 유족은 최 씨를 상대로 살인·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등 9개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살인죄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 감정 결과서 등을 고려해 최 씨에게 환자를 숨지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최 씨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환자가 탑승할 수 있는 사설 구급차에 사고 처리를 요구하면서 환자 이송 업무 방해한 행위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최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이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