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추 후 처음 모습 드러내…질문에 말 아껴
재판부 "헌재에 재판기록 송부할 것"…항소심 6월 종료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재판 개입' 관련 형사재판을 받으러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탄핵과 김명수 대법원장에 관해 말을 아꼈다.

임 전 부장판사는 20일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항소심 4회 공판기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취재진이 탄핵과 김 대법원장에 관한 질문을 하자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탄핵심판과 현재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 관한 입장, 김 대법원장의 거짓해명 녹취파일을 공개한 이유 등을 물었으나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 양해해달라"고 답하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임 전 부장판사는 또 탄핵심판 절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여기서 드릴 말씀이 아니"라며 대답을 피했다.

이날 공판은 지난 1월 7일 공판 이후 3개월여 만에 열렸다.

김 대법원장이 올해 2월 국회 탄핵을 이유로 그의 사표를 반려하고도 사실과 다르게 해명하고, 비슷한 시기에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는 등 여러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임 부장판사가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과 탄핵소추 대리인의 의견을 들어본 뒤 필요한 기록을 헌법재판소에 송부하겠다"며 "가급적이면 1주일 안에 (기록 송부에 관한) 의견을 피력해달라"고 임 전 부장판사 측에 당부했다.

재판부는 또 헌재가 신청한 임 전 부장판사의 재판기록 등사 청구를 허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이유를 "쌍방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어서 보류해왔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달 11일 국회 대리인단의 신청에 따라 서울고법에 임 전 판사의 1심 재판 기록을 송부해달라고 촉탁했으나 법원은 재판 실무와 과거 사례를 검토하며 결정을 미뤄왔다.
'법정 출석' 임성근…"재판 중이어서 드릴 말 없어"

재판부는 지난 2월 정기 인사에서 소속 판사들이 일부 변경된 점을 고려해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임 전 부장판사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에 관한 의견을 듣는 등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아울러 인사 전 재판부가 결정한 대로 2015년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맡았던 주심 판사를 다음 공판기일인 오는 5월 25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에 증거조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3주가량 뒤에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6월 중순께 2심 공판이 모두 마무리되고, 이르면 6월 말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던 2015년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작년 2월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근거해 수석부장판사는 일선 재판에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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