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활동반경 이탈 알림 등 기능…내달부터 신청 접수

지난달 경기 고양시에서는 실종됐던 발달장애인이 90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 12월 어머니와 함께 고양시 행주산성 둘레길을 산책하다 실종됐던 고 장준호씨 이야기다.

실종 당시 장씨를 찾기 위해 가족과 고양시, 부모연대 등이 전단을 돌리고 경찰이 드론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하기도 했다.

'실종신고 10배' 발달장애인…고양시 '안심 스마트팔찌' 보급
각종 언론 외에도 주민들이 지역 맘카페와 SNS 등에 전파하고 고양시장까지 나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장씨를 찾고자 노력했지만 끝내 허사였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실종신고 접수 건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천277건이다.

이 중 사망으로 발견된 경우는 매년 평균 45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18세 미만 아동 인구수 대비 실종 접수는 0.25%이지만 발달장애인은 2.47%로 나타나 10배가량 높았다.

치매 환자 실종 비율인 1.72%보다 1.4배 높은 수치다.

실종 발달장애인의 미발견 비율은 실종아동의 약 2배, 발견 시 사망한 비율은 4.5배가 높았다.

장준호씨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실종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는 발달장애인 전담 실종 기구 마련을 골자로 하는 '실종아동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고양시에서도 발달장애인 실종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 빠르게 내놨다.

고양시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손목형 배회감지기를 보급하는 '고양 안심 스마트팔찌' 지원사업을 다음 달 3일부터 추진한다.

대상자는 사업시행일 현재(5월 3일) 실종 경험이 있는 고양시 거주 발달장애인이다.

이를 위해 시는 1천800만원의 자체 예산을 확보했다.

다음 달 3∼14일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 여부와 실종 경험 횟수 등을 가려 우선순위대로 대상자를 정해 6월부터 지원한다.

대상자에게는 1대의 배회감지기가 보급된다.

한 번 지원받으면 2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후에는 통신비 자부담으로 1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고양 안심 스마트팔찌'의 기능은 실시간 위치 추적, 긴급 호출 기능, 안심 존 등록(활동 반경 안심 존을 설정해 해당 구역을 벗어나면 보호자에게 알림 전송), 이동 경로 기록 등이다.

이재준 시장은 "몸은 자라는데 마음은 자라지 않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고충을 통감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시설 휴관으로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는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