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접수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에 발맞춰 대형 로펌들도 관련 조직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대형 로펌의 경우 이미 20~50명 규모의 행정소송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팀 역량을 더 강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행정재판 경험이 풍부한 법조인들을 영입해 방송통신·바이오 등 갈수록 다양화하는 행정 다툼에도 대비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올해 김동국 전 대법원 총괄 재판연구관과 조원경 전 대법 재판연구관, 양성욱 전 수원고법 행정부 판사 등을 영입했다. 이 중 김 변호사는 대법 재판연구관 시절 헌법행정조에서 근무하며 주로 일반행정 사건과 공정거래 사건을 다뤘다.

김앤장은 최근 행정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방송통신 및 헬스케어 영역에서 주목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김앤장이 페이스북을 대리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이 대표적이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임의로 접속경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피해를 봤다며 약 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페이스북 손을 들어줬다.

태평양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세 차례 관련 소송에서 모두 승소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자사고 지정취소’ 행정소송은 교육계 안팎의 관심사였다.

태평양은 지난 2월 배재고·세화고에 이어 지난 3월 숭문고·신일고의 승소를 이끌었다. 태평양 관계자는 “2014년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당시부터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박태준 변호사를 필두로 전담팀을 구성했다”며 “이후 송무 총괄대표인 송우철 변호사와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김경목 변호사를 보강해 자사고 행정소송팀의 역량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광장은 공정거래 관련 행정소송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이인석 전 서울고법 행정부 판사, 율촌은 구민승 전 서울고법 판사를 각각 영입했다. 광장은 지난해 8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 파미셀을 대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승리했다.

오현아/남정민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