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서울시를 이끌 오세훈호(號)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서울시는 16일 행정1·2부시장에 조인동 기획조정실장(54)과 류훈 도시재생실장(58)을 각각 내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년2개월여 짧은 임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 행정1·2부시장에 조 실장과 류 실장을 각각 내정하고 청와대에 임명을 제청하기로 했다. 행정1·2부시장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 서울시가 제청하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기획조정실장엔 황보연 도시교통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1부시장 내정자는 시에서 정책기획관과 서울혁신기획관, 서대문구 부구청장, 일자리노동정책관, 경제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2006년 산업지원과장을 맡아 오 시장의 핵심 정책인 ‘디자인 서울’을 보조했다. 류 2부시장 내정자도 오 시장과 인연이 깊다. 그는 주택공급과장과 도시계획국장, 주거사업기획관, 주택건축국장, 주택건축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8~2010년엔 주택공급과장을 맡아 당시 오 시장의 핵심 주택정책인 장기주택전세 ‘시프트’ 도입·운영을 챙겼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속도감 있게 시정을 운영하려고 내부 승진을 통한 조직 안정에 나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는 전날 정무부시장으로는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오 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울시 공동경영’을 약속한 데 따른 결정이다. 조만간 후속 인사 및 조직개편도 단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요즘 ‘매뉴얼화’를 통한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이날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으며 각오를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지금이라도 우리 사회는 ‘매뉴얼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7년이 지난 지금 변한 게 별로 없다는 사실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재난과 돌발사고 등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나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