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핵회담에 진지한지 의문…핵합의 상호준수로 돌아가야"
영·프·독도 "고농축 우라늄은 민수용 아닌 무기용" 지적
미, 핵합의 협상 재개 앞두고 이란 '우라늄 농축률 상향'에 우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농도 60% 우라늄 농축 움직임을 '도발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핵회담을 진지하게 여기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라늄을 60% 농도로 농축하겠다는 (이란의) 발표를 매우 심각히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움직임은 이란이 핵회담에 진지한지 의문을 부른다"면서 "핵회담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호준수로 돌아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핵합의상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로 농도 20% 우라늄을 농축하던 나탄즈 핵시설이 최근 공격을 받자 핵합의 복원을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날부터 우라늄 농도를 60%로 높여 농축하고 원심분리기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배관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이며, 곧 농축률 5%의 우라늄을 IR-6형 원심분리기에 주입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IAE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 IR-1형 원심분리기 1천24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통지해왔다고 덧붙였다.

핵합의상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사용 가능한 원심분리기는 IR-1형 6천104기며, 농축성능이 더 뛰어난 IR-4형과 IR-6형은 시험용으로만 가동할 수 있다.

핵합의에 서명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도 이날 공동성명에서 이란의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E3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은 핵무기 제조의 중요한 단계"라면서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민수용으로 필요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든 핵합의 참여국과 미국이 합의 복원과 재활성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자 지속해서 논의하는 가운데 (이란의) 발표가 나와 특히 유감"이라면서 "어떤 행위자든 (갈등을) 확대하는 조처에 나서는 것을 거부하며 외교 과정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핵합의 복원을 위한 참가국 대표단 협상은 15일 재개될 예정이다.

핵합의 참가국 대표단은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이란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거부해 미국 대표단은 협상장 인근 호텔에 머물며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간접적인 외교적 대화가 내일 빈에서 재소집된다"라면서 "이란도 참석할 계획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탄즈 핵시설 공격 배후나 이유에 관해서는 "추가로 추정이 나온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