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1년·집유2년→무죄
"고3 말 체중 이미 늘어났을 개연성 충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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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입대를 피하고자 체중을 고의로 늘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노수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2016년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20살이던 A씨는 체질량지수 38.2로 신체등위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5년에는 키 174cm에 몸무게가 93kg였다. 그러나 1년 뒤 몸무게만 22kg 불어났다.

검찰은 A씨가 4급 판정을 받기 위해 일부러 체중을 늘렸다고 봤다. 이에 병역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법정에서 "병역의무를 감면받기 위해 체중을 증가시킨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신체검사를 전 '살을 찌우고 공익판정을 받자'고 지인들에게 말한 점, 검사 이후 체중을 감량한 점 등을 유죄의 근거로 봤다.

다만 "피고인이 이미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였기 때문에 증량해 4급 판정을 받고자 하는 유혹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이 4급 판정을 받기 위해 신체를 손상했다는 의심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미 어느정도 체중이 나가던 상태였던 A씨가 고교 3학년 말에 이미 4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몸무게가 늘어나 있었을 개연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항소심은 A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는 항변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기만 하면 4급 확정 판정을 받을 수 있던 피고인이 재측정을 피하고자 살을 더 찌우는 것이 병역법상 '병역의무 감면사유에 해당하도록 신체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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