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인 모임 금지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금주 상황을 지켜보고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다시 격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31명 늘어 누적 11만1419명이라고 밝혔다. 전날(542명)보다 189명이나 늘었다.

700명대 확진자는 지난 8일(700명) 이후 엿새만이다.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97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월 중순 이후 3월까지 300∼400명대로 정체를 보였던 확진자 수가 4월 들어 500∼600명대로, 그리고 오늘은 700명대까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 재생산지수'가 1.12를 넘었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환자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등 모든 지표의 방향이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며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70%를 넘었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감염의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했다.

권덕철 1차장은 "우리는 현재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4차 유행으로 가느냐, 안정세로 가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의 소중한 삶은 물론 가족과 공동체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방역수칙을 지켜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권 1차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에 대해서는 "방역조치 강화 노력은 적어도 1주일 후에 결과가 나타날 텐데 확진자 수가 이미 700명을 넘어서고 있어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강화는 물론 거리두기 단계 상향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지 않고, 방역조치 강화를 통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단계를 상향하면 국민의 일상생활에 대한 불편은 물론 서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1차장은 "단계 상향은 1년 이상의 고통과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더더욱 선택하기 곤란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따라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9일 거리두기 3주 재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3주 이내라도 언제든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밤 10시까지인 영업시간을 9시로 1시간 당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해외 백신 모범국들은 사실상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자체 판단하고 식당·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영국은 12일(현지시간)부터 봉쇄조치 완화를 통해 상점, 미용실, 체육관, 야외 술집과 식당의 영업을 재개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지난 11일 기준 2.22%에 머물고 있다. 이스라엘 61.3%, 미국 34%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