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나눔재단, 어려운 외국인에게 기저귀 분유 제공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 사이에 태어난 아기도 미등록 외국인이다.

하지만 아기들은 제대로 자라서 교육받고, 건강할 권리를 나면서부터 갖고 있다.

하나금융 나눔재단은 이런 아기들의 권리를 존중해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가정에 태어난 아기에게 분유와 기저귀를 다섯달 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을 4년째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하나금융 나눔재단으로부터 첫 회분 분유와 기저귀를 받은 베트남 출신의 미등록 부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다고 이들을 돕는 단체 관계자가 전했다.

"부모가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아기까지 피해 보면 안된다"

지난해 12월 22일 태어나 백일이 갓 지난 딸 '응웬'이 하나금융 나눔재단의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돼 분유와 기저귀를 넉넉히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 엄마는 2013년 한국에 농업노동자로, 아빠도 같은 해 고용허가제로 한국으로 와서 둘은 결혼했다.

하지만 2014년 아기 엄마가 혈소판 감소증과 홍반성 루푸스에 걸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나 다행히 치료를 잘 받아 위기를 넘겼다.

아기 엄마는 건강이 완벽하지 않은데다 아기를 키우느라 일할 형편이 못 됐다.

아기 아빠가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180만원의 월급을 받지만, 월세 30만원에다 생활비, 의료비 등으로 근근이 생계를 잇는 형편이다.

응웬의 탄생이 축복이지만 이런 형편인지라 제대로 키울는지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고 이들을 돕는 부천시 외국인 주민 지원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분이 비록 합법 체류자가 아니더라도 이들 사이에 난 아기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려해야 한다"면서 "부모의 체류 자격 탓에 아기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등록 아동은 태어날 때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주민등록이 안 돼 있고, 한국은 물론 본국에도 서류에 기재돼 있지 않은 '무국적자'로 살아간다.

한국의 경우 성인 연령이 되는 고등학교 2학년 즈음 본국으로 추방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은 1991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동 폭력과 차별을 금지하며 아동을 존귀하고 존엄한 존재로 대우한다.

교육부도 외국 국적 아동뿐만 아니라 미등록 아동도 교육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학교 측이 설사 미등록 외국인임을 알더라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 나눔재단 관계자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게 인도적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예전에 불법체류 한국인들을 품어줬던 외국인들처럼 이제 여유가 생긴 우리가 미등록 외국인을 품어줄 차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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