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등사는 가능" vs "법적 근거 명확지 않아"
'임성근 재판기록 송부' 놓고 헌재-법원 신경전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와 임 전 판사의 형사사건을 심리 중인 항소심 법원이 재판 기록 송부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판사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는 헌재가 신청한 임 전 판사의 재판기록 등사 청구를 허가할지를 놓고 한 달 넘게 고심 중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11일 국회 대리인단의 신청에 따라 서울고법에 임 전 판사의 1심 재판기록 등을 송부해달라고 촉탁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헌법재판소법 32조 등에 따라 헌재의 촉탁에 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재판 실무와 과거 사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법 32조는 헌재가 국가기관에 심판에 필요한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 기록은 송부 요구를 할 수 없도록 돼있다.

헌재 심판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지장을 줘선 안 된다는 취지다.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때는 실무적 필요에 따라 재판 기록이 헌재로 송부됐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하지만 헌재는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39조에 따라 재판 기록이 아닌 사본 요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심판규칙 39조는 헌재가 기록 송부를 요구한 기관이 원본을 제출하기 곤란할 때 헌재가 원본과 같다는 것을 확인한 '인증등본'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법원에 등사 기록 송부를 요청하면서 심판규칙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등 관련 법적 근거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이 재판기록 송부를 허가하더라도 기록 익명화 작업 등이 필요한 만큼 임 전 판사 탄핵심판의 변론은 당장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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