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에 4·7 재보선 전 약속했던 통합 논의가 좌초 위기다.

야권의 통합 전당대회 개최도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체 전당대회를 먼저 치르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차기 대선 후보 선출 직전까지 양당이 평행선을 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선 때 통합하는게 낫다?'…국힘, 힘 받는 '先전대론'
양당은 명분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한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온다면 두 팔 벌려 환영"이라며 "지분 나눠먹기식 야합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초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던진 만큼 그냥 국민의힘에 입당해 '결자해지'하면 될 일이라는 인식이다.

국민의당을 안 대표의 '사당'(私黨)으로 보고, 당대당 통합이 아닌 흡수 통합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당 전력의 99%"라며 "오늘 합당하겠다고 하면 내일 할 수 있다"고 같은 논리를 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내심 제1야당의 간판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인 당대당 통합을 원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만 국민의힘으로 가는 말만 합당, 사실상 입당의 형태는 안 된다"며 "새로운 당을 만들어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 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그림자'가 통합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의심한다.

김 전 위원장이 바라는 대로 국민의힘에 숙이고 들어가느니 계속 "제3지대의 길을 가자"는 강성 지지자들의 요구도 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김종인 키즈'들이 비대위 안에서 통합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김종인식을 고집하면 통합은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때 통합하는게 낫다?'…국힘, 힘 받는 '先전대론'
양당의 통합 논의는 이번 주 후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4일 중진 모임,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여론을 모을 계획이다.

국민의당도 안 대표가 전날 시도당 위원장 회의를 시작으로 직능별 오찬, 온라인 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당이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은 결국 대권 셈법이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지난 서울시장 후보 선출 때처럼 지금 무작정 통합하는 것보다 대선 후보단일화를 통해 야권 대통합의 극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권 탈환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