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야 하고, 차비도 더 내고"…시민 불편 수십 년째
도심 코앞에서 끊어지는 태백 시내버스 운행 노선
'두 번 갈아타고, 차비도 이중으로 들고…이렇게 불편해서야 버스 타겠습니까?'
최근 강원 태백시 생활불편 신고 밴드에 시내버스 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시내버스 이용 불편의 가장 큰 원인은 노선 단절이다.

태백시 시내버스 노선은 도심 인근인 시외버스터미널을 경계선으로 완전히 양분돼 있다.

즉 북쪽 권역에 사는 시민이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남쪽 권역으로 가려면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이다.

태백시는 시외버스터미널을 기준으로 남쪽 권역에 학교, 병·의원, 재래시장, 관청 등 집중된 도시 구조이다.

이 때문에 학생, 어르신, 주부 등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 불편이 크다.

도심 코앞에서 끊어지는 태백 시내버스 운행 노선
도심 코앞에서 끊어지는 태백 시내버스 운행 노선
◇ "개선 대책 마련하지 않은 태백시 비판받아야"
그런데도 이같이 노선 단절의 시내버스 운영 체계는 수십 년째 그대로이다.

그동안 노선 단절에 따른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개선책은 시내버스 요금 카드 결제 단말기를 도입한 2011년부터 시행한 무료 환승이 전부다.

이마저 하차 후 30분 내 탑승, 서로 다른 노선 이용 등 제약이 많다.

정확히 설명하면 무료 환승도 아니다.

예를 들어 일반버스(요금 1천400원)에서 좌석버스(요금 2천원)로 갈아타면 요금의 차액 600원은 이용자, 나머지 1천400원은 태백시가 각각 부담하는 구조이다.

태백시는 시내버스업체 경영개선을 통한 투명성 제공,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등을 위해 시내버스 운영개선위원회를 운영 중이지만, 위원회에서 노선 개편 등 시민 불편 개선 대책을 마련한 적은 없다.

지난해 태백시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는 등·하교용 노선 한 개만이라도 신설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협의회는 강원도교육청의 협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등교 시간에만 교육청 통학버스를 투입 중이다.

배상훈 협의회장은 "매년 수십억원을 시내버스업체에 지원하면서, 수십 년간의 시민 불편에 대해서는 개선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 태백시는 물론 운영개선위원회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도심 코앞에서 끊어지는 태백 시내버스 운행 노선
도심 코앞에서 끊어지는 태백 시내버스 운행 노선
◇ 준공영제 도입 비용 검토…"뒤늦은 대처이다"
태백시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러나 노선 개편이 시내버스업체의 손실 증가, 태백시의 재정 추가 투입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지금도 태백시의 시내버스 비수익 노선 재정지원금은 2017년 13억9천여만원, 2018년 16억3천여만원, 2019년 19억7천여만원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에 따른 이용객 감소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태백시 인구는 4만5천888명에서 4만3천866명으로 4.4% 감소했고, 감소 속도도 빨라져 시내버스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금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태백시는 2021년 시내버스 재정지원 연구용역에서 준공영제 도입에 따른 소요 비용도 검토하기로 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12일 "용역 결과가 나오면 추가 재정 부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공영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학생, 어르신 등 교통약자를 위해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공영버스를 도입을 추진한 인근 지역과 비교하면 너무 늦은 대처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월군은 2019년 7월부터 공영 마을버스를 도입했고, 정선군은 2020년 7월부터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