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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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학교폭력(학폭)을 당해 코뼈도 부러지고 몇 년간 괴롭힘당했는데 최근 혹시나 해 검색해보니 가해자가 기자가 돼 있었습니다. 학폭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는 가해자를 보니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폭 가해자가 기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끈다.

피해자 A 씨는 "20살 때까지 가해자 B 씨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 마주칠 때마다 저나 제 친구들에게 금품갈취를 하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도 잦았다"며 "부모님이 금융권 간부이고 의경을 갔다는 것을 끝으로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 학폭 미투 터지고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기자가 되어 있었고 인스타 찾아보니 기자 메일과 인스타 아이디가 동일한걸 확인했다"라며 "다른 가해자들도 친구목록에 있었고 그들은 보디빌더, 공인중개사, 식당 운영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역겨웠던 건 B가 학폭 기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라면서 "청원 게시판에도 올리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폭로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묻힐 거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목격자는 수십 명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라고 항변했다.

네티즌들은 "진실이라면 정면으로 승부해라. 미투는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 "명확한 증거가 있으면 모를까 어설프게 했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른다", "이슈화를 시킬 땐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공소시효부터 확인해라", "가해자 실명을 공개했다가는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피해자가 공격당할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등의 조언을 전했다.

그렇다면 10년 전 당한 폭행 사건에 대해 지금 처벌을 요구할 수 있을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형 및 무기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라며 "상해죄는 7년 이하 징역이라서 공소시효가 7년이다. 10년 전의 상해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가해자를 특정하고 구체적 피해 사실을 적시하면 명예훼손죄 피해자가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명예훼손죄 성립되게 되어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면 가중처벌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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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