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법무법인 태림의 조건명·오상원·신상민·유선경·박상석·정성훈·김선하·안대희·김동우 변호사. 법무법인 태림 제공
왼쪽부터 법무법인 태림의 조건명·오상원·신상민·유선경·박상석·정성훈·김선하·안대희·김동우 변호사. 법무법인 태림 제공
법무법인 태림은 2019년 처음 문을 열 때부터 법조계의 이목을 끌었다. 태평양 등 이름난 대형 로펌에 근무하던 젊은 변호사들이 ‘자체적으로 법률 서비스 시장을 개척해보자’며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들의 변호사 경력은 적게는 3년부터 많게는 7~8년. 주변에선 “무모하다”고 말렸지만 이들은 “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 사무소에서 시작한 이곳은 서초 사무소와 충남 천안 사무소를 추가로 열면서 현재 총 세 곳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만난 안대희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는 “9명으로 출발한 태림이 문을 연 지 2년여 만에 25명 규모의 ‘부티크 로펌(전문성을 갖춘 소규모 법무법인)’으로 거듭났다”며 “송무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행정소송 등의 자문 분야를 강화하며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림의 구성원을 들여다보면 형사 분야 전문가가 많다. 전체 변호사 중 20%가 경찰대 및 검찰 출신이다. 지난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이후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이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 모두를 이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면서다. 마포경찰서 강력반 등에서 근무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청주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낸 이승형 대표변호사(27기)가 그 표본이다. 경찰대를 졸업한 뒤 수원지검 검사로 근무했던 안 대표,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지낸 유선경 변호사(40기)도 빼놓을 수 없다.

웬만한 중형 로펌 못지않게 전문팀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팀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분쟁을 다루는 지식재산권팀, 가사 문제를 전담하는 이혼·상속팀 등이 있다. 최근엔 특허청, 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온 변호사를 전문인력으로 영입하고 있다.

태림은 분야를 넘나드는 송무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형사 관련 소송에선 유명 연예인의 SNS에 악플을 달고 직접 찾아가는 등 수년간 스토킹한 가해자에 대해 사이버 스토킹 혐의로는 처음으로 징역형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루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피해자 254명을 대리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성희롱과 혐오 발언 논란에 휩싸여 운영을 멈춘 캐릭터형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이루다’ 개발사가 챗봇 개발을 위해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카카오톡 대화 등 개인정보를 사용했다는 내용이다.

태림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재 채용을 적극 진행 중이다. 정성훈 파트너변호사는 “검찰, 법원 경력이 있는 이들은 물론 기업 자문 업무 경험을 고루 갖춘 전문가들과 함께 성장할 신입을 찾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이 커지는 정보기술(IT),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법률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