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감소 증상 동반…뇌정맥동 및 내장정맥에 발생하는 혈전

정부가 접종후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을 제외키로 하면서 희귀 혈전증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주의해야 할 혈전 사례는 일반적인 혈전과는 차이가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연관성을 인정한 희귀 혈전증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과 '내장정맥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이다.

이들 희귀 혈전증은 백신 접종 후 4∼20일 사이에 발병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혈전이 잘 나타나지 않는 부위인 뇌정맥동 및 내장정맥에서 발생한다.

검사 지표는 혈소판 감소 증상과 PF4-헤파린 항체 검사 양성 반응이다.

일반적인 혈전은 혈액 흐름의 정체, 혈관 손상, 응고기능 이상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지만, 희귀 혈전증의 발생 기전은 백신과 연관된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된다.

약물 유발 질환으로 알려진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과 발생 기전이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이 유발하는 희귀 혈전증 치료를 위해서는 혈액 전문의에게 의뢰해야 한다.

헤파린 및 혈소판 수혈은 금지되며, 항응고치료를 위해서는 경구약(리바록사반, 에독사반, 아픽사반, 다비가트란등) 또는 주사제(아가트로반)를 사용해야 한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달 31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천만회분(1천만명분)이 접종된 가운데 79건의 희귀 혈전증이 발생했고 이 중 19명이 사망했다.

EMA는 이들 사례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 혈전증 사이에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백신 접종에 따른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며 접종 지속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신고가 3건 접수됐으나 이 가운데 2건은 백신과 무관하고, 1건만 CVST로 인정됐다.

하지만 이 1건 역시 혈소판 감소 증상이 없어 EMA의 희귀 혈전증 사례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CVST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대 구급대원으로, 백신 접종 후 4일 뒤부터 갑자기 심한 두통이 시작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뇌 MRI 정밀검사를 통해 뇌정맥동 혈전이 진단된 케이스"라며 "진단과 함께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한 뒤 증상이 빠르게 호전돼 입원 일주일만에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혈소판 감소증까지 동반된 특이 정맥 부위의 희귀 혈전증은 단 한 케이스도 발생한 바가 없다"며 "다만 혈소판 감소증이 없는 뇌정맥동 혈전증은 우리나라에서 발생 비율이 서양의 3분의 1, 5분의 1 정도로 낮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백신과의 관련성을 주었다(인정했다)"고 말했다.
백신 연관성 인정된 '희귀혈전증'은…"국내서는 아직 발생 안해"

추진단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부기, 통증, 발적이 48시간 이후에도 악화하거나 4주 이내에 호흡곤란, 흉통, 복부 통증, 다리 부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또 접종 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 등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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